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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여덟살짜리 아들이 종종 잠들기 전이나 잠자다말고 다리나 무릎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낮에 평소보다 심하게 뛰논 날이면 더 그러는 둣한데, 딱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하지 못하면서 몹시 아프다고 야단입니다. 그러다가도 다음날 아침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잘 걷지만 일단 아프다고 보채기 시작해 잠들 때까지는 얼마나 애를 먹이는지 모릅니다. 주위에서는 그저 아이들이 한참 자랄 때 나타나는「성장통」이라지만 정말 안심해도 좋은 것인지 걱정스럽습니다.<박순미 시흥시대야동>
어린이들의 성장속도가 빠른 국민학교 입학무렵이나 사춘기가 시작될 즈음이면 무릎이나 다리가 아프다며 쩔쩔매는 경우가 흔합니다. 대개는 무리하게 뛰놀거나 운동을 하느라 근육이 몹시 피로해질 때 오는 통증이지요. 이런 경우는 정밀진단을 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이것을 흔히 「성장통」이라 부르지만 사실상 엄격한 의미에서 「성장통」 이란 정확한 진단명이 아닙니다. 어쨌든 열이 난다거나 그 밖의 별다른 이상 없이 아파하다가 낮이면 언제 아팠느냐는 듯 거뜬해한다면 통증을 호소할 당시 따듯한 물수건으로 찜질해주거나 진통효과가 있는 타이레놀을 먹이는 정도면 됩니다.
그러나 어린이의 뼈발육상태가 나쁘다든가, 뼈에 종양이 생겼거나 금이 간 경우, 빈혈이나 백혈병인 경우, 또는 관절의 성장부위에 염증이 생긴 경우에도 다리나 무릎이 쑤시고 아프므로 지나치게 오랫동안 자주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일단 피검사 및 X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탕이나 탄산음료 등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 비교적 살쪘으면서도 실제로는 빈혈증세가 있는 예가 흔하므로 무조건 한참 자랄 때 나타나기 쉬운 「성장통」이라며 방치해둘 경우 조기치료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족 중에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가 있는 경우라면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밖에도 부모나 다른 가족들의 관심을 끌고싶은 어린이라면 심리적 원인 때문에 땀까지 흘려가며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할 수도 있으므로 자세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움말=소아과전문의 유신율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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