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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경비행기로 남·북극 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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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4인승 경비행기가 세계 최초로 남.북극점 경유 비행의 장정에 오른다.

2개월 동안 5만㎞를 날아야 하는 기록에 도전하는 비행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만든 '반디호'다.

반디호는 미국인 탐험가 거스 맥러드의 단독 조종으로 이달 중순 미국 플로리다를 출발,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를 거쳐 남극점을 왕복한 뒤 멕시코를 거쳐 알래스카를 지나 북극점에 가게 된다.

반디호는 일반 비행기와는 달리 수평꼬리 날개가 앞부분에 달려 있어 동급의 다른 비행기에 비해 이.착륙 때 옆바람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4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돼 2001년 초도비행에 성공했다.

연구원은 현재 3백60ℓ인 연료 탑재량을 1천2백ℓ정도로 늘려 비행거리를 8천7백㎞로 늘리는 개조작업을 준비 중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경비행기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미주시장 진출을 위해 '반디2호'를 제작해 성능시험 중"이라며 "이번 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국내 경비행기 제작 능력이 입증돼 미주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디호의 남.북극점 비행은 반디호의 미국 쪽 마케팅을 맡고 있는 경비행기 제작회사 벨로시티(Velocity)사가 다리를 놨다.

시속 3백20㎞를 내고, 유리섬유로 만들어 가벼우면서 성능이 뛰어나다는 말을 벨로시티로부터 들은 맥러드가 반디호를 이용한 비행을 결심해 항공우주연구원에 부탁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측도 좋은 홍보 기회로 보고 혼쾌히 이에 응한 것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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