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일기에 비춰진 우리 풍습|영문 한국 안내서로 나와|『한국소녀 지훈』미국서 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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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한국 여자어린이 김지훈양(서울 윤중국교4)의 한주일치 일기를 바탕으로 한국의 이모저모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이색적 영문 한국안내서 『한국소녀 지훈』을 최근 미국 보이즈 밀즈 출판사가 펴내 화제가 되고있다.
종래의 구태의연한 특정국가 안내서와는 달리 지훈양(2년전 일기를 쓸 당시는 8세)의 진솔하고도 정감어린 생활모습과 느낌이 담긴 일기에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유난한 저자의 섬세하고도 예리한 관찰을 보태 생동감 넘치게 한국의 풍습·문화·교육제도·가족생활·종교 등을 그려낸 것. 저자는 미국여성작가이자 여행가인 패트리셔 맥마흔씨(42).
이 책을 통해『지난 86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과 김치에 반해 버렸다고 밝힌 맥마흔씨는 88년부터 한국에서 기술고문으로 근무한 남편과 함께2년 남짓 한국에 머무르는 사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커져 이같은 한국 안내서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저자와 사진작가는 오늘의 한국을 가장 실감나게 전하기위해 나름대로 한국에 대한 연구와 취재를 했을뿐더러 지난 91년 5월말부터 1주일동안 지훈양을 온종일 따라다니며 글과 사진으로 생생한 현장을 담아냈다. 학교 수업뿐 아니라 조회·점심·청소시간 및 소풍, 방과후의 숙제와 놀이며 식사시간, 고모나 엄마를 따라 절이며 고궁에 갔던 이야기, 할머니·할아버지댁에 가서 지낸 이야기 등을 매우 친근감 넘치게 묘사함으로써 한국의 가족구조와 식생활 등 생활풍습,역사, 어린이들의 생각과 꿈 등을 아기자기하고도 흥미롭게 그려내는데 성공한 것.
지난달 도널드 그레그전 주한 미국대사가 주최한 국내 출판기념회를 통해 이 책이 선보이자 「세계 출판시장 어디에 내놔도 전혀 손색없는 한국 안내서」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 오는 26일에는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클럽에서 2백여명의 한국과 미국 관계인사 및 교민들이 참석한가운데 성대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지훈양은『우리나라를 세계각국에 소개하는데 한몫한 것만으로도 신나는데, 94년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세계 도서박람회에서도 이 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한복차림으로 사인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더욱 기뻐요』라며 천진한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김산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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