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캠프 대변인 김재원 의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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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07면

김재원 의원

12일 오후 만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의 얼굴은 푸석했다. 며칠째 잠을 못잤다고 했다. 특수부 검사를 지낸 그는 박근혜 캠프에서 대변인과 검증 청문회 준비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대통령 시해한 김재규 어찌 믿나” #검증 공격 막는 朴 캠프의 방패

-박근혜 후보에게 꼬치꼬치 사생활을 캐묻는 게 부담스럽진 않나.

“밑에서 보좌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냥 피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마주앉아 물어보니 진솔하게 설명을 다 하시더라. 그래서 ‘에라, 차라리 잘됐다. 그간 설명할 기회도 별로 없었는데 정공법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의혹의 가짓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준비하기는 편하겠다.

“많지 않으니까 더 괴롭다. 저쪽은 여러 건이니까 청문회에서 각각을 따질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우리는 크게 네 건 정도여서 세부적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엄청나게 불리하다.”

-과거 여러 번 거론됐던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경우가 많은데.

“장날이 되면 장꾼도 들어오고, 불량배도 들어오고, 투전판에 투전꾼도 들어오고 하는 것이다.”

-박 후보가 인터뷰에서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에 대해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하느냐는 말이 있다’고 했다.

“최 목사를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 천벌 받는다는 게 아니다. 그가 실제로 뭘 했는지를 전부 알 순 없다. 최 목사 얘기에 박 후보를 끌어들여 무슨 최면술이니, 꿈 해몽이니 음험하고 입에 담기 힘든 얘기로 모욕을 주고, 의혹을 부풀리는 것이 천벌 받을 일이란 것이다.”

-최 목사에 대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주장에 대해 박 후보는 뭐라고 하나.

“박 후보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김재규는 내 아버지를 사살한 사람인데, 그분이 진심으로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그런 보고서를 썼다고 생각할 수 있느냐. 나는 안 믿어요’라고 하시더라.”

-후보가 여성인 점이 검증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나.

“여성이기 때문에 당하는 부분이 많다. 은근히 뭐가 있다는 식의 얘기만 흘려도 깨끗하고 단아한 박 후보의 이미지를 상당히 실추시킨다.”

-어떤 자세로 청문회에 임할 생각인가.

“우리든, 이명박 후보든 모든 것을 진솔하게 털고 나가지 않으면 본선에서 절대 못 이긴다. 저쪽 집권 세력이 그냥둘 사람들이 아니다. 대충 뭉개고 넘어가겠다고 하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김재원(43) 의원은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하다 94년 다시 사법시험을 치러 검사가 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검사 시절엔 부산지검 특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등지에서 일했다. 17대 총선(경북 군위-의성-청송)에서 당선된 뒤에는 당 기획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클린공천감찰단장을 맡았다. 당시 같은 당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공천 비리 의혹을 직접 조사해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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