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재즈 무대에 한국인 가수 선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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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함께 연주할 수 있어 재즈는 인류 공통의 언어예요”
 
세계 정상급 재즈인들이 참가하는 미국 뉴포트(로드아일랜드주) 재즈 페스티벌 무대(8월 11~13일)에 한국인 최초로 오르는 재즈 보컬리스트 김윤선씨(미국명 서니 김·28·사진).

1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그는 재즈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했다.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은 미국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행사로 올해가 53회째다. 루이 암스트롱, 마일스 데이비스, 빌리 홀리데이, 듀크 엘링튼 등 전설의 재즈인들을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페스티벌이다.

이런 행사인지라 여기서 연주하려면 주최 측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김씨는 “다음달 11일부터 사흘간 전 세계에서 모인 30여 명의 연주자와 보컬리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가 재즈에 빠지게 된 건 어릴 적 느낀 외로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열네 살 때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이민간 김씨는 “당시 낯선 문화와 언어의 장벽 속에서 답답함을 느꼈다”며 “이 무렵 처음 접하게 된 재즈가 감정을 표현하는 통로가 됐다”고 회상했다.

재즈를 제대로 공부해 보자고 마음먹고 열아홉 살 때 단신으로 미국으로 향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 덴버대 재즈학과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이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재즈 보컬 석사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현재 뉴욕 맨해튼·브루클린 등지에서 활동 중이며 50곳의 재즈 전문 클럽에서 공연했다.

김씨는 “한국의 재즈를 미국에 알리는 동시에 이곳의 훌륭한 연주가들을 우리나라로 불러 본고장의 재즈를 소개하는 역할도 할 계획”이라며 자신의 꿈을 펼쳐 보였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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