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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원 현장에 있었다”/「용팔이」사건 피해자 진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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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택희씨 출두 밝혀/이용구씨 귀국시사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일명 용팔이사건)을 전면 재수사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는 당시 사건 핵심 관련자인 이택희 전의원이 5일 오후 출두를 통보해옴에 따라 지금까지 관련자들의 진술을 통해 밝혀진 새로운 사실을 토대로 이 전의원이 동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5억원의 자금출처와 배후세력과의 연락문제 등을 집중 추궁한뒤 필요할 경우 구속수감중인 이택돈 전의원과 대질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또 사건 당시 통일민주당 관악지구당 위원장인 김수한 전의원의 보좌관 홍순원씨(50·현 민자당 관악을지구당 사무국장)을 불러 피해자조사를 벌인 결과 당시 사건현장에 관악지역 담당 안기부 조정관 심중수씨가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금명간 김씨와 김씨의 상급자들을 소환,안기부의 사건개입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이에따라 「용팔이사건」수사는 안기부와 정치권의 공작정치 관여여부를 밝히는 쪽으로 초점이 모아지게돼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홍씨는 4일 검찰에서 『관악지구당 창당대회 개최일인 87년 4월24일 오전 7시30분부터 폭력배 1백여명이 몰려와 오후 5시30분까지 10시간동안 난동을 부렸다』며 『당시 관악지역 담당 안기부 조정관이었던 심씨가 난동현장을 줄곧 지켜봤다』고 진술했다.
홍씨는 또 『당시 민경백 통일민주당 관악지구당 부위원장(56)이 난동직후인 오전 8시쯤 관악경찰서에 진압경찰을 급파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당시 경찰서장인 서정옥 현 전남지방 경찰차장이 「당내 문제인만큼 스스로 해결하라」며 경찰투입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당시 자금조달과 대외연락관계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다 용팔이 검거 3일 전인 88년 9월21일 미국으로 도피한 이용구 전신민당 총무부국장(60)이 최근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젠 도망다니는데 지쳤다. 모든 것을 빨리 정리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돼 검찰은 이씨가 빠르면 다음주중 자진귀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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