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쉼] 정명훈 창단 ‘아시아 필하모닉’화합·사랑의 명품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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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은 “남북 문제 해결을 음악으로 돕는 것이 나의 마지막 꿈”이라고 말한다. “한쪽이 다가가면 한쪽이 물러나 대화가 힘들지만 음악으로는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주자들은 음악으로 뜻을 나눈다.

 정명훈이 “미래 오케스트라의 대안”이라 부르는 교향악단이 있다. 그가 1997년 창단한 ‘아시아 필하모닉’은 연주자들이 국가와 언어를 뛰어넘어 음악으로 교류하는 오케스트라다.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와 일본의 트롬본 주자, 중국의 첼리스트 등 50여명이 나라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한다. 1998년에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천년에는 축하를 위해 함께 악기를 잡고 화합을 과시했다.

 연주 수준 또한 클래식 음악의 ‘본진’ 격인 유럽 오케스트라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시아필의 힘이다. 뉴욕필의 첼로 수석(쾅투·중국), 시애틀 심포니의 트롬본 수석(야마모토 곤이치로·일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바이올린 부수석(김금모·한국) 등 세계 28개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연주자들이 소리의 수준을 높인다. 매년 한 차례씩의 연주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아시아필은 2010년 상설 오케스트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을 본거지로 아시아의 음악 파워를 모을 꿈에 부풀었다.

 지난해는 이 오케스트라에 특별했다. 2000년 1월 밀레니엄 콘서트를 개최한 뒤 6년 동안 재정 문제로 활동하지 못하다 인천시의 지원으로 ‘부활 연주회’(사진)를 연 것. 당시 정명훈은 단원 한 명 한 명을 일으켜 세워 박수를 보냈다. “미국·유럽에서 흩어져 연주하던 아시아의 훌륭한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아시아 국가들이 음악을 통해 평화롭고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말은 이 오케스트라가 갈 길을 선명히 보여줬다. 이번 연주에서는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의 작곡가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서곡을 무대에 올린다. 화합과 사랑, 의미와 자부심으로 채우는 무대다.

 
2007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
-8월 3일 오후 8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3만~5만원
-8월 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2만~8만원
-8월 6일 일본 Toyama Aubade hall
-8월 7일 일본 Tokyo Opera City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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