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전망] 금리 오르고 환율 내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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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 금리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내려갈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국내 경기의 완만한 회복에 따라 시중 금리가 올라가고, 달러화 약세기조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다소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국내 외환시장은 올 들어 첫 개장한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이 지난 연말보다 다소 오른 1천1백95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에 따른 일시적인 오름세로 보고 있다.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기조의 영향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는 데다 테러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보다 유로화 선호가 늘어나면서 달러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KIET)은 "북한 핵문제가 계속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외국인 주식투자에 따른 달러 공급 증가▶경상수지 흑자▶엔화 강세 등의 3대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 평균 환율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은 1천1백20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연구소들은 오는 4월 총선이 원-달러 환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노사분규와 정치적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투자에 치중하고, 건설경기의 위축과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금시장=지난 2일 새해 첫 거래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해 말보다 0.02%포인트 내린 연 4.8%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연구소들은 앞으로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 추세의 영향으로 시중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IET는 "수출 호조와 공장가동률 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경기회복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수출과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완화돼 국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된다면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 등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KIET는 올해 3년짜리 회사채 수익률이 6% 가까운 수준, 3년짜리 국고채가 5%를 약간 넘어선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올라간 선에서 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통화기조가 급격하게 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경기회복에 따라 콜금리가 0.25~0.5%포인트 정도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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