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영유아 감염률 높다|3개 대학 공동 1만여명 검사기록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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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영유아(9세 이하) 때 새로 B형 간염에 감염되는 환자수가 매년 성인의 감염률보다 3배 이상 높은 1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B형 간염을 비롯해 간경변·간암에 대한 특별한 치료책이 없는 상황에서 임산부의 주산기 감염예방과 함께 영유아에 대한 간염예방 대책이 정부와 의료계 차원에서 시급한 젓으로 지적됐다.
특히 영유아기에 B형 간염에 걸리면 성인이 된 후 만성간염·간경변이나 간암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국민보건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나 그 동안 예방대책은 주로 성인위주였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약리학교실,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한림대 통계학과팀 등이 공동으로 전국 1만1천2백5명(남자 7천8백9명, 여자 3천3백96명)의 B형 간염 검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9세 이하의 영유아기에는 연간 15%의 새로운 감염자 발생률을 보인데 비해 10대와 20대 이상에서는 각각 5%와 3%로 연령이 낮을수록 B형 간염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B형 간염 감염의 기준수치인 표면항원 양성률도 연령이 적을수록 높아 9세 이하에서는 25%, 10대 20%, 20대 18%, 30대 16%, 40대 13%, 50대 11%, 60대 10% 순 이었다.
이에 따라 공동연구팀은 제한된 재원으로 국내 간염예방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감염률이 월등히 높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등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집중 차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염은 지금까지 A형에서 E형까지 모두 5가지로 A형과 E형은 바이러스 특성상 한번 감염되면 2∼3개월 사이에 항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되지만 B형과 C형은 만성간염과 간경변·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간 질환이 성인 사망원인에 있어 뇌혈관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데다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간 질환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어 간염 예방대책이 시급하다. <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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