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헤비급 미 보우-영 루이스 최강 주먹 대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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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구촌 최강의 주먹은 누구인가. 프로복싱 세계헤비급 왕좌를 양분하고 있는 리딕 보우 (미국·25·WBA 및 IBF챔피언)와 레넉스 루이스(영국·27·WBC 챔피언)가 개인적 구원 과 국가적 감정을 앞세운 설전으로 화제를 뿌리며 전세계복싱팬들의 호기심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이들 두 철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89년 똑같이 프로로 전향한 이래 무패의 연승가도를 달리면서도 깨끗한 사생활을 영위하는 데다 실력 또한 용호상박 이어서 팬들을 더욱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파이트 머니·장소 등 엇갈린 표면상 대전 조건 외에 손쉬운 도전자를 상대로 한푼의 대전료라도 더 챙기자는 속셈까지 작용, 양웅의 격돌이 차일피일 미뤄져 왔지만 양측은 오는 6월18일을 목표로 통합타이틀전을 추진, 상반기내 맞대결이 유력해졌다. 개인적 구원을 안은 주인공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헤비급 결승에서 우세한 초방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2회 뜻밖의 전광석화 같은 스트레이트 연타를 허용하며 RSC패, 금메달을 루이스(당시 캐나다) 에게 넘겨줘야 했던 보우.
주심의 때 이른 RSC판정에 항의, 시상대에 올라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보였던 보우가 시상대를 내려오며 루이스에게 건넨 말은『프로에서 다시 보자』는 것이었다.
지난 1897년 보브 피츠먼즈가 헤비급 왕좌에 오른 이래 금세기에 단 한 명의 헤비급챔피언도 배출하지 못하던 영국복싱은 미국 복싱 계로부터『영국의 헤비급 복서들이 줄줄이 링에 드러눕더라도 우리는 결코 놀라지 않음 운감이라는 조롱을 받아왔다.
때문에 영국의 매스컴은 지난해 루이스가 도노번러독(캐나다)을 2회 K0로 눌렀을 때 「영웅탄생」을 제목으로 뽑으며 미국복싱에의 복수를 외쳤다.
이처럼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이들은 그러나 상당량의 닮은 점을 공유,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선 아마정상의 실력으로 똑같이 새 년 초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 흑인복서들은 헤비급에 걸맞은 우람한 체구를 갖추고 있다.
보우가 1m96cm에 1백10kg, 루이스 역시 1m90cm에 1백kg의 거구를 자랑한다.
또 나란히 전승가도를 질주중인 이들은 보우가 33전승(28KO)을, 루이스는 22전승(19KO)을 기록, KO율 85%인 가공할 펀치력의 소유자들.
3회 이내의 초반 KO승만 해도 보우가 무려 22만 차례, 루이스가 13차례에 이를 정도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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