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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책 컴퓨터로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맹인용 점자도서 컴퓨터 제작시대 개막」.
책을 읽고 싶어도 점자도서의 부족으로「지식에의 갈증」을 느껴 온 서울시내 2만2천여 맹인들이 폭 넓은 독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올해 초 서울 상계6동 서울맹인복지회관 점자도서실에 국내 최초로「컴퓨터 점자 제판 기」가 도입되면서 그 동안 손으로 점자를 쳐서 만들어 온 점자도서를 컴퓨터가「척척」제작, 대량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회관 측이 서울 노원구로 부터 3천만원을 지원 받아 미국에서 들여온 이 컴퓨터 점자 제판기(PED-30·7천2백 만원)는 그 동안 제판 공이 원고를 읽어 가며 일일이 점자를 쳐 만들어야 했던 기존의 전동 식 제판기와는 달리 원고를 타이핑한 디스켓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이를 자동으로 점자로 번역, 알루미늄 점자원판을 만들어 준다.
점자도서는 이 알루미늄 원판 위에 종이를 얹고 인쇄기인 압축기로 밀어 제작하는데 컴퓨터 제판기 도입으로 알루미늄원판 제작시간이 종전 판 당 10여분에서 15초 정도로 40배 이상 빨라지게 되어 점자도서공급량이 매월 1천 여권 가량에서 3배 이상 늘었다.
맹인복지회관 임경억 홍보과장(29)은『그 동안 국내 점자 도서라고는 초·중·고교용 교과서밖에 없어 시각 장애인들이 폭 넓은 독서를 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었다』며『컴퓨터 제판기 도입을 계기로 시각 장애인들의 직업교육을 위한 안마·침술 등 의료서적과 정부의 장애인복지시책 관련도서·사회복지도서 등을 우선적으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관 측은 점자도서 인쇄능력도 확대하기 위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인쇄공도 늘리고 인쇄기도 새로 도입하는 한편컴퓨터 인쇄기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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