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극성상혼에 낭비만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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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밸런타인데이(14일)를 맞아 백화점·호텔 등 이 앞 다퉈 특별행사를 마련하고 기획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현대·미도파등 대형 백화점들은 지난주부터 식품매장 등에서「사랑의 밸런타인 선물 모음 전」「사랑의 밸런타인 축제」 등의 이름을 내걸고 초컬릿·캔디 등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천∼2만원대의 초컬릿 비롯, 1만원내외의 캔디세트가 등장했는가 하면 보석함·액자·브랜드 잔 등의 팬시 용품도「대목」을 노려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과거 초컬릿·캔디세트 등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정도에 그쳤던 특급 호텔들도 올해는 「밸런타인 디너」를 개발하는 등 갖가지특별행사를 마련, 밸런타인 대목 잡기에 가세 하고 있다. 웨스틴 조선호텔 양식 당이 7만원대의 밸런타인 특별메뉴를 내놓은 것을 비롯, 인터컨티넨탈 호텔 디스코테크「라 샤라드」에서는「흥겨운 밸런타인 축제」라는 이름의 특별행사를 기획, 여성고객에게 장미와 초컬릿을 선사하며 행운 권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등 고객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편 밸런타인 데이의 본래 의미가 변질돼「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해도 되는 날」로 인식, 초컬릿을 선물하는 날처럼 됨으로써 일부 업자들의 극성 상혼으로 인해 상업주의적 청소년 축제문화로 전락했다. 이를 막기 위한 사회 단체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YMCA의「성 밸런타인 데이 추방운동」이 그것.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은 이 행사는 밸런타인 데이를 청년들이 즐거움을 만끽하고 나름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청소년 축제로 만들기 위한 것.
13일 오후4시「밸런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주제로 이야기 마당을 벌이며 오후5시30분에는 제과점·백화점이 밀집돼 있는 명동·종로 일대를 돌며 가두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엿치기·제기차기·땅 빼앗기 등 우리고유의 공동체놀이를 실연하며 함께 우정을 나누는 우정의 잔치 시간도 마련된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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