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첨단 F-22 랩터 상세 정보 못 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본이 미국의 최첨단 전투기인 F-22(일명 랩터)를 도입하기 위해 미국에 F-22에 관한 상세한 정보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랩터는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꿈의 전투기'로 불린다.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은 6일 이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F-22와 관련해 여러 가지 자료를 요청했으나 국방부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기본 자료만 제공했다"고 말했다. F-22의 자세한 성능과 전투력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고문으로 내정된 그는 "F-22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은 의회의 재량권에 속한 사안"이라며 "그런 정보의 제공은 국방부 차원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22와 관련된 규제가 조만간 완화될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 등에 대처하기 위해 2009년 여름까진 차기 주력 전투기를 선정한다는 방침에 따라 F-22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 의회는 군사기밀 보호를 이유로 F-22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4월 워싱턴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나 F-22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달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방위상도 게이츠 장관에게 "F-22를 사고 싶다"고 말했으나 게이츠 장관은 확답을 주지 않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일 동맹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미국이 F-22를 일본에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롤리스 전 부차관은 이날 북한이 5, 6월 세 차례 시험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 "이 미사일은 1년 전보다 정확성과 공격력이 더 향상돼 한국과 일본에 큰 우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20~140㎞며, 유일한 목표는 남한"이라며 "미국은 이 문제를 놓고 한국 정부와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