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탄탄해진 '허리'로 일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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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축구가 새로운 '허리 힘'을 바탕으로 47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출전을 앞둔 두 차례 평가전(이라크 3-0 승, 우즈베키스탄 2-1 승)에서 완승을 거뒀다. 두 경기를 통해 핌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에 나설 베스트 멤버의 밑그림을 그렸다. 공격과 수비진은 아직 변수가 많지만 미드필드진은 윤곽이 드러났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성남 듀오' 김상식-손대호, 공격형 미드필더는 수비형에서 깜짝 변신한 김정우(나고야)다. 이들은 강력한 압박수비와 매끄러운 공수 연결로 대표팀 조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김남일(수원)-이호(제니트) '더블 볼란치'를 대체한 김상식과 손대호는 소속팀에서처럼 대표팀에서도 완벽한 호흡을 과시했다. 특히 '김상식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돋보인 김상식은 상대 공격을 태클로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연결하는 플레이를 해냈다. 손대호도 뛰어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장면은 아쉬웠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최종 수비진 앞에서 과감한 반칙으로 상대 흐름을 끊어야 하지만 페널티지역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으로 공백이 컸던 공격형 미드필더는 김정우의 등장으로 한숨을 돌렸다. 소속팀에서도 공격형으로 뛰고 있는 김정우는 폭넓은 움직임과 공간 창출로 원 스트라이커의 부담을 줄여줬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조재진(시미즈)이 2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것도 수비진을 분산시켜준 김정우의 역할 덕이 컸다. 그렇지만 김정우가 공격진에 힘을 불어넣으려면 과감한 슈팅으로 골을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김정우는 A매치 27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골이 없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천수(울산)가 들어올 수도 있다. 이천수는 6월 29일 이라크전에서 후반 23분에야 김두현(성남)과 교체 투입됐으나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대표팀은 6일 오후 3시 아시안컵 예선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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