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임신 성공률 과장됐다/착상률 9%를 20%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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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정자 검사 조작가능성 추적/보사부,25개 불임클리닉 조사
인공수정에 의한 불임시술의 성공률이 병·의원들의 선전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불임클리닉이 환자들을 상대로 과장·과대선전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보사부에 따르면 경희의료원 체외수정사건을 계기로 서울대병원·차병원·제일병원 등 25곳 불임클리닉에 대해 1월29∼2월6일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클리닉들이 그동안 불임시술의 착상성공률을 15∼20%로 선전해왔으나 실제로는 약 9%에 불과하며 특히 시술을 통해 최종적으로 아기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은 5∼6%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또 시·도에 위탁해 실시한 수도권외지역 불임클리닉에 대한 조사결과 3곳은 제공받은 정자에 대해 에이즈·간염 등 사전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수도권 클리닉들의 경우 예상밖으로 진료기록부·검사전표상으로는 각종 사전검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사부는 수도권 불임클리닉들이 장부를 조작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3만4천여건의 체외수정·인공수정 사례에 대해 추적조사를 벌여 제재방침을 정하기로 했으나 불임시술의 비밀성으로 미뤄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보사부는 또 대한의학협회와 함께 불임시술지침을 서둘러 마련키로 했으며 지침에는 불임시술의 남발을 막기 위한 불임시술기준과 부부의 사전동의,인정기준 및 사전검사항목 등을 폭넓게 규정할 방침이다.
또 이번 조사결과 비배우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태어난 아이는 3백70여명밖에 확인되지 않아 최근 수년간 연간 최소 1백명이상이 출생했을 것이라는 의료계의 추산에 크게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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