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좁아지는 선진국 시장(위기몰린 한국수출: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수출비중 56%로 3년째 뒷걸음/설계·디자인 등 「전략적 제휴」 시급
현대종합상사는 86∼88년 3저호황때 8곳에 이르렀던 일본내 지점을 지난해까지 4곳으로 줄이고 미국내 지점 역시 지난해 6곳에서 4곳으로 감축했다.
다른 종합상사 역시 미국·일본·유럽공동체(EC) 등 우리의 3대 주력시장내 지점은 줄이고 개도국 지점과 인력은 늘리는 추세다. 수출업계가 선진국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3대시장이 우리의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1년 62.2%에서 지난해에는 56.2%로 내려앉았다.
상공부의 한 간부는 『86∼88년 사이 연평균 26.4%의 신장률을 보였던 수출이 89,90년의 3∼4% 증가에 이어 지난해에도 6.8% 증가에 그쳐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상공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8.1% 증가한 8백30억달러선이 돼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경제성장이 92년의 1% 저성장에서 올해는 3% 성장으로 회복된다는 점 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진국 수출이 3년간의 뒷걸음질에서 벗어나 2∼3%나마 증가세로 반전되고 대개도국수출도 20%이상은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수출업계는 올해 수출이 8백억달러를 넘기 어렵지 않느냐는 예측을 하고있다. 각 종합상사들은 올해 수출신용장목표를 예년보다 낮은 5∼10%로 잡고있는 상황이다.
무역진흥공사 엄창섭기획조사부장은 『올 수출에서 최대의 과제는 선진국시장을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공의 예측에 따르면 미·일·EC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우리수출은 각각 2.5%와 1.8%,2.1%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나라의 반덤핑관세부과 공세는 이 예측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무공에 따르면 또한 「특수」를 누려온 대개도국 수출도 하강곡선이 전망돼 「믿을만한 시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방국가 수출은 올해 38% 늘어날 전망이지만 지난해의 60% 신장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해 55% 증가를 기록했던 중남미 수출도 올해는 22%로 낮아지고 아세안과 중동 수출 역시 15%,7% 증가로 주춤해질 전망이다.<그림 참조>
상공부의 품목별 전망에 따르면 자동차(전년대비 28% 증가),일반기계(20%),화공품(18%),철강(14%)은 한몫을 하겠지만 신발(14% 감소),선박(10% 감소),컨테이너(9% 감소) 등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최세형상무는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촉진책이 있어야 수출이 신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산업연구원 김정아 연구원은 『선진국의 설계·디자인기술과 우리의 제조능력을 결합시켜 신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적 제휴추진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김일기자><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