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청소년 드라마에도 '청소년 음주장면' 이라니…

중앙일보

입력

TV 드라마에는 1회당 평균 1회 이상의 음주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청소년위원회(이하 청소년위)와 대한보건협회가 2006년 하반기(7~11월중)에 방영된 지상파 TV방송 3사의 드라마 30편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드라마 1회 방영 때마다 1.3회(총 1639편 방송분 중 2131회)의 음주 장면이 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속상한 마음에 포장 마차에 온 정웅인이가 고등학교 1학 년인 김범이에게 ‘술은 어른에 게 배우는 것‘ 이라며 술을 따라주자 그 술을 마신 후 졸도함 (청소년이 음주하는 장면) [사진제공 : 국가청소년위원회]

5일 청소년위가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음주장면이 가장 많이 연출된 드라마는 KBS 2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으로 22회 방영분 중 총 89회의 음주 장면이 방송됐다. 1회당 평균 네 차례의 음주 장면이 방영된 것이다. MBC의 ‘어느 멋진 날’ ‘여우야 뭐하니’ ‘90일 사랑할 시간’은 총 44회 방영 중 144회로 2위를 기록했다. KBS 2의 ‘드라마 시티’는 총 20회 방영 중 53회로 다음을 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최은주가 가 좋아하는 오빠에게 무시 당 하자 소주를 병채로 다 마시고 있음 (청소년이 음주하는 장면) [사진제공 : 국가청소년위원회]

음주장면을 가장 많이 연기한 연예인은 MBC ‘있을 때 잘해’에 출연한 탤런트 김윤석으로 총 30회에 걸친 음주장면을 연기를 했다. 그 다음으로는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 박형준이 29회, KBS 아침드라마 ‘강이 되어 만나리’의 김혁, MBC ‘있을 때 잘해’의 하희라가 각각 27회 음주 장면을 연기했다. KBS2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의 우희진(26회), MBC ‘있을 때 잘해’의 변우민(25회), SBS ‘사랑과 야망’의 한고은(24) 등도 여러차례 음주 장면을 연기했다.

청소년이 술을 마시는 장면도 총 7편 중 13회 방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KBS ‘열아홉 순정’에서 극중 19살 양국화(구혜선)이 우연히 만난 박윤후(서지석)과와 와인을 마시다 만취한 장면을 방송했고 MBC ‘베스트 극장’ 29회차, ‘발칙한 여자들’ KBS2 ‘순옥이’, ‘성장드라마 반올림’, SBS ‘연인’ ‘눈꽃’ 등에서도 고등학생이 호프집 등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방송했다.

전혁희 청소년위 청소년보호단장은 “청소년보호법상 주류 판매가 금지되고 있음에도 청소년들이 음주하는 장면과 음주 조장 장면을 지속적으로 방영하거나 증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 TV의 음주장면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음주 충동을 불러오기 때문에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