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이해찬 전 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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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사람=전영기 정치데스크

친(親) 노무현 대선 주자인 이해찬(사진) 전 총리는 3일 "8월에 정전협정을 체결했던 판문점에서 남북한과 미국.중국의 4자 정상회담을 열자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며 "관련국에도 같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본지 전영기 정치데스크와의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북한 측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미국 측엔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을, 중국 측엔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각각 만나 제안했으며, 노 대통령에게는 지난달 22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평화포럼' 행사 때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관련국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전 총리는 출마 이유를 묻자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그만두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쉬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 후보 중에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고, 한나라당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내가 적합하다 싶어 나왔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에 대해선 "어차피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책 토론 능력이 예상보다 낮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부정부패가 많고, 박 전 대표는 정수장학회를 살아 있는 후손들에게 돌려주거나 사회에 환원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4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등이 해소된 만큼 8월에 4개 당사국(남.북.미.중) 회담이 시작된다. 실무 논의를 거쳐 정상들이 만나 평화 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약이나 선언을 할 기회가 올 것이다. 정확한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오래갈 일은 아니다."

-지지율이 1~2%밖에 안 되는데 초조하지 않나.

"지금 여론조사 수치는 지지율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심도여서 의미가 없다. 당이 정비되면 국민의 평가가 달리 나올 것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범여권 합류와 그의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손 전 지사는 범여권이 아니다. 국민의 정부나 현 정부에 함께했거나 집권 과정에 참여한 정당 소속이어야 범여권이다. 손 전 지사는 반한나라당 후보다. 경선을 함께할 분이므로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

-보좌관 출신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마하면 불편하겠다.

"그런 거 하나도 없다. 유 전 장관은 버젓한 정치인이므로 그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지금도 저는 그에게 존대말을 쓴다. 내 할 일만 하면 되고, 나와 국민이 대화하는 것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만나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시장보다 쉽다고 했는데.

"누구든 상관 없다. TV에서 토론하는 것 봐라. 어떤 분이 '그런 분들이 출마한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이다."

-노 대통령이 주도한 기자실 통폐합을 어떻게 생각하나.

"앞으로 어떻게 시행되는지 보고 사실 보도에 장애가 됐는지 안 됐는지를 따져 판단하겠다. 사전에 보도진과 충분한 토론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교육부 장관 시절 업무 때문에 '이해찬 세대'란 말까지 생겼는데.

"그건 좋은 말이다. 그때부터 대학 입시정책이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대학이 선발 주도권을 가지려 하는 것은 좋다. 다만 내신을 무시하고 수능 위주로 돌아가려는 게 문제다."

-정책 전문가란 이미지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겠나.

"선거에선 도덕성과 정책 추진 능력,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이 말도 잘하고 친근하고 히죽히죽 웃기도 하는 측면이 있어야 한다. 둘째 사항도 표에 도움이 된다면 보완하려 한다. 예전엔 안 웃었는데 지금 막 웃고 있지 않느냐."

-위 절제술을 받았다는데.

"십이지장궤양으로 위를 3분의 1가량 잘라내는 수술을 1991년에 받았다.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술도 잘 마신다."

정리=김성탁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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