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평창] 한국 '최후의 카드'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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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결전의 날을 사흘 앞둔 2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에 다 모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중남미를 돌아 1일 밤 도착한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도 미국 시애틀을 경유해 2일 과테말라시티에 입성했다. 먼저 도착해 유치 활동을 시작한 박용성 IOC 위원과 유치위 관계자들이 천군만마를 만난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AP.AFP.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과 기자회견을 했다. 침착한 목소리와 확실한 메시지로 평창의 유치 당위성을 설명, 모든 사람으로부터 대만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건희 위원은 IOC 본부호텔인 레알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기자들이 "현재 판세를 바라보는 느낌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느낌보다는 되는 게 중요하다"며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매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평창유치위는 이날 최종 PT 공식 리허설을 했다. 총회장인 웨스틴 카미노 호텔의 그란살론에서 4시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PT를 한 뒤 30여 분 동안 입장.퇴장 때 보폭과 걸음걸이 등 세세한 부분도 점검했다. 잘츠부르크와 소치는 하루 먼저 1일 공식 리허설을 했다.

◆불안한 과테말라시티

멕시코 남쪽에 붙어 있는 과테말라는 마야 문명의 발상지다. 마야인의 문화와 생활 방식은 한민족과 흡사하다. 갓난아이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고, 한국과 비슷한 온돌을 사용하고, 물동이를 머리에 얹는 데 쓰는 '또아리'도 거의 똑같다. 그러나 내전의 영향으로 치안은 매우 불안하다. 많은 사람이 무기를 갖고 있어 총기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하루 평균 16건의 총기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시내 곳곳에 총을 든 경찰이 지키고 있고, 식당 입구마다 사설 경비원이 엽총을 들고 서 있다. IOC 관계자들은 총회가 열리는 호텔 부근의 안전지대에서 가급적 벗어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치안은 세계 최악이다.

◆연일 깜짝쇼 벌이는 소치

소치 유치위원회는 2일 메리어트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프레젠테이션 때 깜짝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르니센코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러시아에서도 "투표 직전 실시되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깜짝 놀랄 만한 공약을 대거 준비했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스포츠 스타들이 과테말라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며 소치는 유치 제안 설명회를 통해 감동을 주며 준비가 완벽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과테말라시티 도심에 가로 16m, 세로 14m의 아이스링크를 설치하고 아이스쇼를 계획하고 있는 소치 유치위는 이번에는 수영 영웅이자 현역 IOC 선수 위원인 알렉산드르 포포프(35)까지 동원했다. 포포프는 2일 과테말라 국립수영장에서 과테말라의 18세 이하 수영 대표선수 40명을 대상으로 일일 강습회를 했다. 겨울올림픽과 전혀 상관없는 스타까지 총출동하는 물량 공세다.

과테말라시티=성백유 기자<carolina@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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