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글로벌증시] 저평가 중남미 … 투자 '신천지'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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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해외 펀드 투자자들이 최근 신천지를 발견했다.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증시 투자 펀드다.

지난 4월 신한BNP파리바가 '봉쥬르중남미플러스'를 처음 선보인 이래 '미래에셋맵스라틴인덱스', '우리CS라틴아메리카펀드' 등 중남미 펀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 여파로 현지 투자 펀드 수익률 상승세도 잠시 주춤해졌지만 올해 전체로 따지면 여전히 상위권이다.

국내에서 파는 남미 이머징마켓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이달 26일 기준으로 21.85%다.투자 기간을 1년으로 늘려 잡으면 65.82%로 크게 늘어난다. 되풀이되는 경제 위기로 부침이 심했던 브라질 등 남미 증시는 2003년부터 안정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라틴 지수는 2003년 이래 최근까지 480%나 올랐다.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상승률이 520%에 달한다.

주가 강세 기조는 올해도 여전해 남미 증시의 대표 주자격인 브라질 BOVESPA 지수는 최근 석 달 간 18.21%, 연초로 따지면 21.84% 올랐다. 칠레 SASE Gral지수도 연초 이래 20.97%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남미 증시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주요 국가의 정치.경제가 몰라보게 안정을 찾은 덕이다. 삼성투신운용 상품개발팀 김경일 과장은 "브라질의 경우 2002년까지도 연 최고 30%에 달했던 시중금리가 최근엔 7%대로 떨어지면서 채권 투자에 몰렸던 자금이 증시로 계속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면 브라질 같은 남미권은 글로벌 경제의 원자재 공급처로 부각되는 점도 현지 증시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남미 증시의 또 다른 매력은 저평가다. 현재 브라질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3배에 불과해 PER이 40배인 중국이나 60배까지 치솟은 인도는 물론, 대표적인 저평가 증시로 꼽히는 한국(13배)보다도 낮다. 물론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리잡기 위해선 보강해야 할 부문도 없지는 않다. 세계적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이 지역의 주력 수출품인 원자재 시장이 흔들거리고 있는데다 현지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를 웃도는 등 여전히 재무 구조가 다소 취약한 점도 약점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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