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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히트상품'과 '실패작' 뭐가 다를까?

중앙일보

입력

'아이폰'이 29일(현지시간) 시장의 지대한 관심을 받으며 출시됐다. 지금까지 그 어떤 제품도 출시전부터 '아이폰'처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제품은 없었다. 아이폰은 출시전부터 마니아층을 모았다. "아이폰은 신흥 종교"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아이폰은 미국 역대 최고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포드 '머스탱'과도 비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폰이 전설적인 '머스탱'의 마케팅 신화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포드는 지난 1964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머스탱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미국에는 77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운전을 시작할 시기였다. 포드는 '007 제임스 본드 ' 영화 시리즈 '골드핑거'에 머스탱을 협찬했다. 영화를 본 미국인 들은 '머스탱'에 대해 환상을 가졌다. 머스탱은 첫해에만 무려 41만8812대가 팔려나가는 대박을 터뜨렸다.

히트상품이 된다는 것은 어렵다. 히트상품은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며, 기업 판도를 변화시킨다. 그러나 '히트상품'과 '실패상품'은 종이 한장 차이에 불과하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라도 마케팅이 따라 주지 못하거나 시대를 너무 앞서갈 경우 '실패상품'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닌텐도를 살린 게임기 위

미국 경제지인 비즈니스 2.0은 미국의 역대 '히트 상품 5선'과 '실패 상품 5선'을 선정, 발표했다.

히트상품 5선에는 닌텐도 '위', 타이코 '티클 미 엘모' 인형, BMW '미니쿠퍼', 로봇청소기 '룸바', 포드 '머스탱' 등이 포함됐다. 이들 제품들이 선정된 이유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5대 실패상품으로는 애플의 '뉴튼', 토요타 '크라운', 코카콜라 '뉴 코크', 운송수단인 '세그웨이', 마이크로소프트 MP3 플레이어 '준'(Zune) 등이 꼽혔다.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지 못하거나 시대를 너무 앞서간 비운의 제품들이다.

◇ 닌텐도 위(Wii)

'수퍼 마리오'란 게임으로 유명한 닌텐도는 오랫동안 게임기의 제왕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출시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닌텐도가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와 가정용 게임기인 '위'를 선보이면서 전세는 반전됐다. 닌텐도 '위'는 올해 1400만대 판매라는 초대박 행진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닌텐도의 시가총액이 소니를 추월했다. 닌텐도가 소비자 기호의 변화를 철저하고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다.

◇ 타이코 '티클 미 엘모'

타이코에서 1996년 처음 출시한 '티클 미 엘모'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빨간색 털보 캐릭터인 엘모 인형이다. 이 제품은 손으로 건드리면 미친듯이 웃는다. '티클 미 엘모' 인형은 미국 어린이들의 필수 장난감이 됐다. 장난감 가게들은 수요에 맞추지 못했고, 고객들이 인형을 구매하기 위해 다투는 웃지못할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티클 미 엘모 익스트림'이 출시됐다. 이 제품은 웃으면서 바닥에서 뒹굴 뿐만 아니라 바닥을 손으로 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엘모 인형이 혼자 뒹굴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좋아한다. 전문가들은 '티클 미 엘모' 인형이 장난감의 혁신이라며 찬사를 금치 못했다.

◇ BMW '미니쿠퍼'

미국인들은 소형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미니쿠퍼의 원형인 영국의 미니가 처음 1960년대 미국에 소개됐을때 미국인들은 너무나도 작은 크기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 독일 BMW가 미니 브랜드를 인수하고 새로운 '미니쿠퍼'를 선보였을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슈나이더 어소시에이츠의 부사장인 줄리 홀은 "미니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젊은 도시 전문직 종사자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아이로봇 '룸바'

미국 군용 로봇 개발 회사로 유명한 아이로봇이 지난 2002년 로봇청소기 '룸바'를 처음 출시했을때 이 제품은 너무나 생소했기 때문에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재치있는 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터뜨렸다.

아이로봇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청소를 대신해준다"는 단순한 목적을 내세워 차세대 유망분야인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판매량 100만대를 훌쩍 넘긴 초유의 히트상품이다. 룸바는 실용적 의미에서 첫번째 생산된 가정용 로봇이란 의미를 지닌다.

마케팅의 전설 포드 머스탱

◇ 포드 '머스탱'

포드는 머스탱을 통해 '포니' 승용차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미국인들을 사로잡았다. '포니' 승용차는 소형이면서도 멋진 스타일을 갖춘 젊은이들의 차량이다. 포드는 출시 2년만에 총 150만대의 머스탱을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머스탱은 미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중요한 차로 꼽힌다.

◇ 애플 '뉴튼' 시대를 너무 앞서간 비운의 제품

'아이폰'을 출시한 애플이 그동안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뉴튼(Newton)은 애플이 1992년 처음 출시한 개인용휴대단말기(PDA)의 원조다. 뉴튼을 시작으로 여러업체들이 하나둘씩 PDA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반응은 냉담했다. 뉴튼은 파격적인 미래형 제품이었지만 표적이 되는 시장 자체가 불분명한, 너무 이상적인 제품이었다.

지금의 토요타를 있게 한 크라운

◇ 토요타 '크라운'

토요타는 제너럴모터스(GM) 마저 위협하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떠오르고 있다. 토요타는 초창기 '크라운'의 실패의 경험을 딛고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토요타는 1957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크라운'을 처음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최고 판매량을 달성한 만큼 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토요타는 미국에서는 이 차를 거의 판매하지 못했다. 미국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본 제품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크라운이 볼품없고 작은 차라고 여겼다. 토요타는 크라운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 코카콜라 '뉴코크', 최악의 마케팅 실패 사례

코카콜라는 1985년 콜라에 단맛을 더 낸 신제품인 '뉴코크'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맛을 외면했고, 예전 맛을 돌려달라며 조직적인 항의를 벌였다. 결국 코카콜라는 출시 3달만에 뉴코크를 거둬들였다. 기존 코카콜라를 대체하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했던 뉴코크는 결국 마케팅 역사상 최악의 실패사례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 베드포드 '세그웨이'

2001년 세그웨이가 소개됐을때 도심의 삶을 바꿀 혁신적 제품으로 여겨졌다. 아이폰 못지 않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제품이 2002년 출시되자 상황은 180도 틀려졌다. 세그웨이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기술 혁신은 이뤄냈지만, 소비자들의 필요성을 자극하지는 못했다.

◇ 마이크로소프트 '준'

마이크로소프트는 MP3 플레이어를 지난해 11월 처음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엑스박스,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여러 분야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경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MP3 분야에서도 성공을 확신하고 마케팅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애플 아이팟의 아성을 뛰어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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