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두 걸음 … 600㎞ '아름다운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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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명의 대학생이 걸어서 국토를 종단하는 '10회 대학생 국토 대장정' 출정식이 29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들은 30일 경남 하동을 출발해 다음달 19일까지 21일간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대전을 거쳐 서울 올림픽공원까지 600.5km를 걷는다.[사진=김태성 기자]


"파이팅-." 걷기에 홀린 대학생들의 함성이 지축을 흔들었다.

29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선 '박카스와 함께하는 제10회 대학생 국토 대장정' 출정식이 열렸다.

참가 신청자 1만1516명 가운데 컴퓨터 추첨을 통해 뽑힌 144명(남녀 각각 72명)의 대학생은 동료의 얼굴이 낯선지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했으나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함성을 지른 후 하나 된 표정으로 대장정 출발지인 경남 하동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20박21일 동안 600.5㎞. 그리 녹록지 않은 행군 일정이다. 이날 화개장터로 이동한 대학생들은 하룻밤을 묵은 뒤 30일부터 국토 대장정에 나선다. 전남 구례, 전북 남원, 경남 함양, 경북 김천, 충북 영동, 대전 유성, 충남 연기, 충북 음성, 강원 원주, 경기 성남 등을 거쳐 다음달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행사를 주최한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은 "20일간 매일 평균 30㎞를 걷는 동안 때론 비바람도 몰아칠 테고, 더위가 걸음을 붙잡기도 할 것"이라며 "동료와 함께 이를 극복한 경험은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감을 갖게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행사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은 대장정에 보내는 메시지를 읽은 뒤 참가 대학생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대학생들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참가자 가운데 여학생 대표로 선서를 한 이지영(서울대 법학부 1년)씨는 "몇몇 학우는 첫 방학을 맞아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났지만, 저는 국토 대장정을 1순위로 선택했다"며 "한계 상황을 이겨내고 마무리를 하게 되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전날 치러진 오리엔테이션 때 휴대전화기를 주최 측에 맡겼다. 귀에 끼고 다니며 음악을 듣던 MP3 플레이어도 집에 보관했다. 전자기기로는 카메라만 휴대할 수 있다. 국토의 곳곳을 밟으며 아름다운 장면을 찍게 하기 위해서다. 이동할 때는 공중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면회도 안 된다. 걷기에 방해되는 개별 행동은 철저히 차단된다. 매일 저녁 편지를 써 부모에게 소식을 알릴 뿐이다.

올해로 열 돌을 맞은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10년을 달려온 도전, 100년을 이끄는 젊음'이다. 그동안 1417명이 참가했고, 총 완주 거리는 6082㎞에 달한다.

심재우 기자<jwshim@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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