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탁구 아성 뚫을 길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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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스웨덴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는 없을까. 지난 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진속공의 대명사 장자량이 이끄는 중국을 5-0으로 완파,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스웨덴 남자탁구가 91 지바 세계대회 우승에 이어 또다시 미래의 세계 판도를 점치는 제1회 글로벌 청소년대회에서 중국·북한·폴란드 등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당당히 우승, 아성구축에 성공했다.
글로벌대회로 베일을 벗은 스웨덴의 차세대 선두주자들은 발드너에 버금간다는 평을 받는 왼손잡이 닐슨을 정점으로 룬드비스트와 구스파프슨.
이들은 그 동안 「볼의 마술사」로 불리는 92올림픽 챔피언 발드너, 91지바 대회 우승자 페르손 외에도 린드와 아펠그린 등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강자들의 그늘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유감없이 그 실력을 과시, 당장 성인대회에 출전해도 입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상길 남자 팀 코치는『유남규와 김택수가 출전했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겠다」며 고개를 저었을 정도. 사실 아시아권에서는 발드너 이후의 스웨덴탁구를 경시, 이번 대회단체전 조 편성에서도 스웨덴에 시드를 부여하지 않고 중국과 같은 조에 포함시키는 무지의 실수를 범해 결과적으로 중국 팀이 예선 탈락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중국은「타도 스웨덴」의 기치 하에 절치 부심, 심혈을 기울여 다듬어 온「이면타법」의 비밀병기들인 류리량과 펑저 등 신예들이 스웨덴주니어들과의 맞대결에서 패해 4년간 공들여 온 노력에 찬불을 뒤집어쓰는 참담함을 맛봤다.
스웨덴탁구는 포와 백핸드 모두 능란한 파워드라이브를 구사하는 힘에다 동양 권 선수들 조차 무색케 하는 세기가 결합, 동·서양의 장점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스타일로 드러났다.
게다가 약 2천 개에 달하는 탁구클럽에 약2만5천여 선수들이 등록, 탄탄한 저변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놀라운 파이팅을 앞세운 좀처럼 뚫리지 않는 방패와도 같은 끈질긴 연결 력까지 가미, 이제는 푸른 유니폼에서 비롯된「푸른 공포」란 신조어까지 낳고 있다. 【동경=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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