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전쟁' 인천공항이 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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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호텔롯데호텔신라애경이 선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화장품향수와 주류담배, 기타 품목(전자토산품) 등 3개 품목을 맡을 5개 사업자를 뽑는 공개경쟁입찰에서 호텔신라와 애경이 화장품향수, 호텔롯데가 주류담배 사업권자로 선정됐다고 28일 발표했다.

또 기타 품목 사업자로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중복 선정됐다.

이들 업체는 기존 사업자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5년 동안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게된다. 이로써 사업권을 5년 연장하는 수의계약을 맺는 한국관광공사를 합쳐 모두 4개 업체가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을 나눠 가지게 됐다.

2002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은 최근 3년간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 2위의공항 면세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4개 사업자가 올린 매출은 모두8500억원. 이는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 면세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올해는 총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게다가 내년 7월부터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연결된 신축 탑승동이 가동되면 면세점 면적은 50% 이상 커진다.

 이 ‘황금알 사업’을 잡기 위해 워커힐파라다이스 등 국내업체와 DFS알데사킹파워 등 외국업체도 입찰에 참여했다. 인천국제공항상업시설기획팀의 김범호 부장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한국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도와 기존 사업실적을 신중하게 따졌다”며 “선정업체보다 더 높은 입찰가를 써내고 떨어진 업체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자인 DFS가 재입찰에 실패하고 호텔신라가 공항 면세점에 합류하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의 판도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 1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가 절반 이상(1조 300억원)을 차지하는 1강 체제였다. 하지만 서울 시내와 제주에만 면세점을 가지고 있던 2위 업체호텔신라가 인천공항에 진출하면 롯데면세점의 독주를 상당부분 견제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또 4월에 서울 삼성동의 SKM 면세점을 인수한 애경이 인천공항 사업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면세점 업계 3위로 뛰어오르며 3강 체제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측 관계자는 “2, 3위 업체가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이 고르게 퍼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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