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가스폭발/용기바뀌어 참변/질소·산소 구분않고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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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배달원 안전교육 한번도 안해
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대치동 (주)대한도시가스 폭발사고는 고압산소전용가스통을 질소가스통으로 무단변경해 사용하다 주입가스가 바뀌어 일어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특히 산소·질소·아르곤 등 산업용 고압가스가 대형공사의 용접·설비나 응급환자의 구급용 등에 사용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때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관리소홀은 또다른 대형참사를 일으킬 위험성이 높아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도시가스 공급과 직원 안광복씨(44) 등이 배관연결작업도중 파이프안에 있는 천연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4개의 고압질소통을 사용,질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이중 1개의 가스통에 질소 대신 가연성가스인 산소가 들어있어 사고가 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가스를 충전한 (주)대영가스충전소 관리책임자 이춘정씨(28)와 가스를 배달한 가스판매소 충북상회 배달원 김진회씨(45)등 관계자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위반혐의로 입건,수사중이다.
이씨는 25일 충북상회측이 의뢰한 문제의 가스통에 「질소」라고 씌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소가스를 주입,충북상회측에 판매한 혐의다.
또 충북상회측은 표면에 「산소」라고 각인된 산소통에 페인트로 「질소」라고 써 무단전용 함으로써 도시가스측에 산소가 든 질소통을 배달,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특히 고압가스 취급자는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배달원 김씨는 10년동안 한번도 교육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위험물취급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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