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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증시 더위 먹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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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증시가 더위를 단단히 먹었다.나흘 연속 지수가 하락하는 것도 모자라 장중 30포인트 이상 급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트' 현상도 잦아졌다.

이런 가운데 한때 누적 매수총액이 3조원을 웃돌던 외국인들도 최근 보름간 집중적으로 한국 주식을 팔았다.이로 인해 외국인은 27일 올 들어 처음으로 다시 순매도(-1258억원)로 돌아섰다.

최근 두 달간 이어진 급등 장세로 내심 조정을 염두에 뒀던 투자자들도 막상 증시가 불안한 하락세를 보이자 당황해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증시도 조정 양상을 보이는데다 신용거래 축소 방침 등 악재가 적지 않아 잠시 쉬어가는 것도 투자전략"이라고 신중한 접근을 권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위원은 "최근 하락장에서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하락 폭이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지수의 하락 폭이 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용거래 축소의 후폭풍이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과 중소형주 쪽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수가 본격 하락한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등락률 추이를 보면 대형주 하락률(-3.19%)보다 중형주(-4.5%)와 소형주(-4.8%)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지수 역시 거래소 시장 하락률(-3.41%)보다 코스닥 지수(-6.09%)의 낙 폭이 더 컸다. 현대증권도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지난 2월 세계증시를 흔들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다 국내 증시 역시 금리 향방을 놓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신용잔고 축소 방침으로 증권사들이 7조원에 달하는 신용융자를 5조3000억 원까지 끌어내려야 함에 따라 단기간에 '매물 폭탄'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감도 팽배하다.

이 증권사 김영각 연구위원은 "지수가 1700선에서 지지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은 소나기를 피하는 심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매매를 줄이고 대신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늘리는 보수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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