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헤이그 특사' 100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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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오늘은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대한제국의 특사 3인이 공식활동을 시작한 날이다. 고종 황제의 밀명을 받은 이준.이상설.이위종 등 3인은 외교권이 없다는 이유로 주최 측에 의해 회의장 입장을 거부당하자 참석 허가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각국 대표단에 돌렸다. 이들은 회의장 밖에서 "우리는 대한제국의 정당한 대표다. 그런데도 일본의 방해 공작 때문에 회의에 참석할 수 없어 개탄스럽다. 우리에게도 발언할 권리를 달라"고 외쳤다. 특사들은 일본이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강탈한 것을 국제사회에 고발하고 국권을 되찾기 위한 치열한 활동을 벌였다.

100년 전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가 27일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정보통신부 우정산업본부 김재홍 우표팀장은 "헤이그 특사 파견은 항일 독립운동의 여명을 연 대사건"이라며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우표를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액면가는 250원으로 160만 장이 발행된다.

당시 현지에서 발행된 신문인 만국평화회의보는 '왜 대한제국을 제외시키는가'라는 제목 아래 3인의 특사가 벌인 활동을 소개하고 호소문 전체를 게재했다. 호소문에서 특사들은 "일본의 강압 때문에 회의에 참석할 수 없어 무한히 통탄스럽다"며 "우리의 권리를 수호할 수 있도록 관대한 중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황한 일본은 즉각 방해 공작에 나섰으나 특사들의 활동은 당시 국제적인 반일 여론을 일으키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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