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색정치 더이상 안된다(자,이제는…:4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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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역감정 타파나선 영호남부부들
『펀가르기 지역감정은 더이상 안됩니다. 통일이 과제인 마당에 반쪽 국토마저 또 갈라져 동서 지방색이 정치를 좌우한다는 것은 5천년 민족사에 대한 죄악일뿐 아니라 나라를 망치는 일입니다.』
지난해 10월 동서 지역간 반목 해소와 화합추진을 목표로 출범한 민간운동단체 「영·호남 부부모임」(회장 장정환·44) 소속 회원들은 이번 대통령선거에 누구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21일 망년회를 겸한 긴급모임을 가졌다. 지역감정 해소에 나름대로의 할 일을 서두르기 위해서였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전남 무안이 고향인 곽근춘씨(48)와 결혼한 박정림씨(48·서울 서초동)는 『우리 부부는 이번 대선에서 각자 의견에 따라 투표했으며 누구를 찍으라 요구하거나 어느 후보를 밀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며 『새 대통령당선자는 「지역감정 치유없이 통일은 없다」란 신념으로 과감한 지역 균형발전과 탕평책을 써주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경남 울산태생인 아내와 함께 야당쪽에 투표했다는 장 회장(전남 나주출신)은 『대선기간중 회원 모두 공선협에 가입해 지역주의 배격·공명선거 캠페인을 벌였으나 부산기관장모임에 참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공무원·정치인들부터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언행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권재도총무(31)는 『지난해 10월 첫발을 내디딜 때 7쌍에 불과했던 식구가 그동안 30쌍으로 늘어났다』고 밝힌뒤 『동서화합을 상징하는 동아리답게 93년까지 회원 배가운동을 끝마쳐 「온 국민의 단결」이라는 발전적 방향으로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동갑인 이용권·황옥자씨(39·서울 답십리동) 부부는 『이번 대선으로 우리 모임이 해야할 일이 많다는 책임감을 다시한번 느꼈다』며 『숙원사업인 「영·호남 결혼센터」가 하루빨리 화개장터에 건립되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회원들은 이날 서울 낙원동 건국빌딩 송년모임에서 이번 대선평가를 포함해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동서화합을 위해 자기들이 할 일 등을 오래오래 논의했다.<봉화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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