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기사 누가 얼마나 벌까|이창호 2억 무난…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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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7세의 프로기사 이창호 6단의 올해 수입이 2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기원이 집계한 11월말 현재의 수입은 이창호 6단이 1억7천1백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1억1천4백만원을 벌어 1위였던 조훈현 9단은 1억7백만원으로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7천7백만원을 번 유창혁 5단이고 서봉수 9단은 7천만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이외 5위는 3천7백만원의 서능욱 9단, 6위 3천3백만원의 양재호 8단, 7위 2천만원의 장수영 9단, 8위는 1천4백만원의 정현산 3단으로 각각 밝혀졌다.
그러나 이같은 수입액은 한국기원 창구를 통해 이미 지불된 것만을 집계한 것인데다 12월에 각종 타이틀전이 몰려 있어 실제 수입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 6단의 경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기성전 도전기대국료·대왕전 도전기대국료·응창기배 대국료 등을 곧 받을 예정이고 후지쓰배와 각종 기념대국료·출판 관계 등 기타 수입은 직접 받은 것이어서 실제 총수입은 2억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6단은 올해 동양증권배 세계 대회 우승으로 5천만원의 거금을 받아 상금 경쟁에서 조훈현 9단을 쉽게 눌렀다. 국내 대회만 따지면 조 9단은 올해도 상금이 큰 기성·국수 등 4개의 타이틀을 차지해 주로 변두리 (?) 타이틀·TV대회 등 7개 대회를 휩쓴 이 6단과 막상막하를 기록했으나 세계 대회에서 부진해 2위로 밀려났다.
유창혁 5단은 굵직한 왕위 타이틀 하나로 3위를 지켜냈고 최근 급상승세의 서봉수 9단은 응창기배 결승 진출로 준우승 상금 10만 달러를 확보한 상태지만 내년도 수입이라서 4위에 머물렀다.
매년 굵직한 기전이 신설되고 있어 프로기사의 수입은 크게 오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금이 상위 랭커들에게만 집중돼 있어 10위를 넘어서면 대전료 수입은 1천만원 미만으로 떨어진다. 바닥권은 연간 대국료 총수입이 1백만∼2백만원에 불과해 비정한 프로 세계의 속성을 실감할 수 있다. 소위 토너먼트 기사 (대국으로만 살아갈 수 있는 기사)는 전체 1백10명 중 20명 내외. 나머지 기사들은 바둑 교실 운영·개인 지도·기업체 사범 등 부업으로 살아간다. <박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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