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서울 성곽, 하루 걷기 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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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 답사는 도시와 자연을 넘나드는 여행이다. 성곽 길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도시와 자연의 모습이 다르니 지루할 틈이 없다. 북악산 기슭에서 바라보는 한적한 서울과 남산에서 바라보는 화려한 서울은 왠지 다른 도시 같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성곽의 위용을 바라보는 재미, 꽃과 나무 향기에 취하는 재미가 성곽 답사의 즐거움이 아닐까. 을지로와 퇴계로가 만나는 광희문에서 시작하는 성곽 걷기 코스는 쉬엄쉬엄 걷다보면 한 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을 오르내리고, 정동 길을 지나 동대문의 북적이는 시장통에 다다르면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소박한 창신동 주택가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미로 찾기 하듯 걷는 묘미도 있다.

1. 광희문 서울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 3번 출구로 나가면 을지로와 퇴계로가 만나는 지점, 광희문이 있다.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가는 5.14km는 서울 성곽 복원 공사로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지만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2. 덕수궁 정동 길을 걷다보면 이화여고의 원형 극장이 눈에 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곳이다. 원형 극장의 최상단 곡선을 따라 걷다보면 교내에 무너진 성곽의 자취를 발견
할 수 있다.

3. 인왕산 자락 서울 성곽의 안팎을 다 걸을 수 있는 특별한 구간이지만 안으로 걸으면 길 끝이 철망으로 막혀 있으므로 밖으로 걷는 것이 좋다. 얼마 전까지 민가로 길 끝이 막혀 있었는데 최근에 서울 성곽 복원 공사를 시작해 민가를 철거, 산책로가 조성되고 있다.

4. 삼청동 계동산길 인왕산 길을 따라 창의문을 지나 경복궁 길로 진입한다. 높은 담과 쭉 뻗은 은행나무 덕분에 그늘이 그리워져 한낮의 더위를 잠시 식힐 수 있다. 곧이어 삼청동이 나오고 골목골목 갤러리와 아담한 카페들이 있으니 쉬어가도 좋다. 감사원을 끼고 올라가는 계동산길에는 창덕궁의 녹지가 펼쳐진다.

5. 동대문 서울의 물은 청계천에서 합수해 동쪽으로 빠져나간다. 동대문의 원 이름인 흥인지문. 긴 여정의 끝에서 만나는 동대문은 애틋하고 반갑다. 한나절 동안 서울 구경 다 했으니 포장마차에서 허기를 달래는 것으로 성곽 답사를 마무리한다.

map | 거리 : 18km 시간 : 10시간
광희문 →‘겨울 연가’ 촬영지 → 남산 순환도로 → N타워(옛 남산타워) → 남대문 수문장 교대식 → 배재공원 → 정동 길 → 덕수궁 → 홍파동 길 → 인왕산 자락 → 인왕산 정상 → 탕춘대성 → 창의문 → 삼청동 계동산길 → 성북동 → 동소문 → 대학로 → 낙산공원 → 동대문 → 광희문

취재_이한, 민은실 기자 사진_조병각, 김경리, 이광재, 이병준 기자
모델_황예지 의상 협찬_휠라 코리아(02-523-6100)
취재협조_대한가정의학회, 한국걷기협회
도움말_이규래(가천의대 가정의학과), 김대현(대한가정의학회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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