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3)-유·무연 휘발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현행 자동차 연료가 새해부터 공해불질 발생이 적은 저공해 휘발유로 모두 대체될 계획이어서 현재 대부분의 주유소에서는 저유탱크의 청소 등 준비관계로 유연 휘발유의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연 휘발유를 써오던 차량에 「무연」을 넣게되는데 이 경우 차량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해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또 무연으로 바꾼 후 시동이 잘 안 걸린다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간의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시동이 안 걸리는 것도 겨울이 되면서 겪게 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더욱이 대상 차량들은 최소한 출고 5년이 지난 차량이기 때문에 기온하강에 따른 트러블은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약간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엔진 내부에서 흡입 밸브가 닫힐 때 그 충격을 납이 완충해주는 역할을 하나 납이 적음으로 해서 극히 미미한 마모가 있을 수 있다든지 연비가 약간 높아질 수 있는 점. 그러나 이것 때문에 대상차량의 엔진수명을 단축시킨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차는 유연만 써왔기 때문에 유연만 써야된다』고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하겠다.
유연 휘발유는 자동차의 출력을 좋게하는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4에틸납을 첨가제로 사용한 것이며 무연휘발유는 MTBE를 사용한 것으로 현행 연료의 납 함량기준은 무연이 휘발유 ℓ당 0.0139이하, 유연에서는 0.39이하로 규정돼 있다.
정부에서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대책의 하나로 삼원촉매 장치를 부착, 오염물질의 배출농도를 기존차량의 10%수준으로 낮춘 저공해 자동차를 87년7월부터 생산토록 하고 그 연료로 무연휘발유를 공급토록 했다. 촉매장치가 부착된 차량에 유연연료를 쓰면 값비싼 촉매장치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저공해차량은 87년7월부터 출고된 그랜저·프레스토·엑셀·르망·프라이드 등 5개 차종을 시작으로 88년 1월 이후에는 모든 휘발유 승용차로 확대됐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비 촉매식 승용차는 전체의 약 10%인 3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새해부터는 납과 인 함량만 규정한 지금까지의 무연휘발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방향족 화합물과 벤젠·산소함량 기준까지 규정한 신제품(저 공해유)이 공급된다. 이제 휘발유차량에서 무연과 유연이라는 구분은 없어지며 다만 표기수정에 따른 비용 때문에 당분간은 「무연」으로 통할 것으로 보인다. 「유연」사용차량이 「무연」을 쓴다거나 「무연」차량이 새로 나오는 휘발유를 쓴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