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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SUNDAY 여론조사] 어느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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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06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박근혜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이명박 후보 35.2%, 박근혜 후보 30.1%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인 5.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6개월 이상 40%대 중후반이었던 이 후보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서 박 후보와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데 걸린 시간은 20일에 불과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 이 후보 지지율 하락 때문이다.

이명박 잇단 악재에 박근혜 '영남권 뒤집기'

1차 하락은 지난달 29일 실시된 한나라당 정책토론회 이후부터였다. 이 후보의 대표 공약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설명과 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 결과 토론회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5%포인트 전후의 지지율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5월 16일 실시된 조인스-리서치앤리서치 조사 때 40.6%였는데, 6월 6일 조사에선 35.6%로 떨어졌다. YTN-글로벌리서치 5월 17일 조사 때 38.8%였다가 6월 7일 조사에선 35.9%로 하락했다.

그러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좁혀진 2차 하락은 이 후보가 16일 자녀들의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면서부터였다. 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등의 개입으로 검증 공방이 정치권 전체로 확산되면서 그 피해가 지지율 1위 후보에게 집중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5월 29일 조사 때 이 후보 지지율은 44.2%였는데, 6월 20일 조사에선 37.8%로 떨어졌다. 6월 7일 글로벌리서치 조사 때 35.9%였던 그의 지지율은 21일 30.5%까지 하락했다.

이현우(정치학) 서강대 교수는 “위장전입을 인정했기 때문에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기보다 대운하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위장전입 시인은) 경계선에 있던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할 명분을 제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1차 하락 시기를 인내하고 있던 상당수 지지자들이 2차 하락 시기를 참아내지 못한 셈이다.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먼저 ‘안에서 밀어내는(push)’ 요인이 한나라당 전통 지지층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검증 공방에 대한 짜증과 불안감이 이 후보 대신 박 후보를 선택하게끔 만들었다. 지난 4월만 해도 이 후보는 영남지역에서 박 후보를 1.4배 정도 앞섰다. 한국리서치의 4월 25~28일 조사에서 이 후보 대 박 후보 지지율은 대구ㆍ경북에서 45.3% 대 32.6%,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 40.7% 대 28.3%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정반대였다. 대구ㆍ경북에서 45.9% 대 29.7%,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 38.5% 대 27.9%로 박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섰다.

‘바깥에서 당기는(pull)’ 요인은 잠재적 범여권 지지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범여권 경쟁 구도의 윤곽이 잡혔고, 이 후보에게 머물렀던 지지층 일부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중 일부가 박 후보를 선택했지만 대부분은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중앙일보 5월 29일 조사 때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4.3%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20.6%였다. 그 대신 호남 지역의 ‘지지 후보 없음’은 40.7%에 달했다.

조사기관별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지지율에 차이가 있다. 어떤 조사가 더 정확한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정답은 추세를 살피는 것이다. 지지율 높낮이에 상관 없이 이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최근 조사의 흐름이다. 이현우 교수는 “지지율을 되돌리고 싶겠지만, 당장은 하락 흐름을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초기 승부는 이 후보 진영이 현재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멈출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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