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와 '대박'은 공존하기 힘들다는 상식이다. 펀드는 '대박'과 '쪽박'을 오가는 개별종목의 위험을 제거하고 시장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깨고 펀드투자로 '대박'신화를 이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뒤 장기간 묻어두면 600%의 수익률을 내는 것도 현실이 되고 있다.
◇오래된 장맛=경주에 사는 김씨(65세)는 9.11테러 직후 3500만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당시 모 증권사에서 일하다 미래에셋으로 이직한 친구가 '펀드 하나만 들어달라'고 청탁해 마지못해 사인한 것. 그런 돈이 지금 2억5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수익률은 무려 644%나 된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이모씨(60)는 2002년 7월 대한투자증권 지점을 찾아 '대투 클래스원 블루칩 바스켓'펀드에 가입했다. 20억 이상의 여유자금을 가진 이씨는 '펀드가 주식투자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수익이 높다'는 상담을 받은 뒤 4억4000만원이라는 금액을 직원에게 선뜻 내밀었다.
그냥 '잊어버린 셈'치고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놔뒀다는 게 이씨의 설명. 현재 이 펀드는 170%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4억4000만원이 12억7000여만원으로 불어났다.
◇적립식도 성공=대학원생 박정아 씨(29)도 직장에 다니던 2005년 7월 적립식 펀드 3개에 가입했다. 증권사에 다니던 친구 돕는 셈 치고 3개 펀드에 20만원씩 매달 붓기 시작했다. 신영고배당 펀드, 미래에셋인디펜던스2호 펀드, 푸르덴셜밸류포커스 펀드였다.
1 년간 240만원 씩 붓고 난 뒤 납입을 중지했지만 환매하지는 않았다. 21일 현재 세 펀드는 각각 362만원, 381만원, 356만원으로 불었다. 수익률이 53%에 이른 셈이다. 2 년 가까운 지금 어느새 1000만원이라는 목돈이 마련됐다.
◇빠질 때도 공격적=익명을 요구한 한 투신사 직원. 적립식 펀드투자도 공격적으로 운용하면서 4년 반동안 150% 고수익을 거뒀다. 그는 2002년 11월 '삼성웰스플랜펀드'가 출시되자마자 가입했다.월급날 10만원씩만 넣었다. 이후 주가가 빠졌다 싶은 날이면 10만원씩, 돈이 생길 때마다 넣었다. 여유자금이 생기면 적립액을 늘리기도 했다. 4년 반이 지난 지금 총 투자한 금액은 약 1000만원. 4년반 동안 투자금이 2500만원으로 불어났다.
주식투자를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개인사업자 A씨(49세)는 지난해 주식형 간접투자상품인 굿모닝신한증권의 명품랩에 2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같은 상품에 3억원을 추가 입금했다. A씨는 현재 34%의 수익률을 올려 1억7000만원 가량의 이익을 손에 쥐었다.
그는 중국펀드인 '동부차이나주식1'에 2억원을 투자해 누적수익률 31%를 기록했고 이달초에는 '유리명품비스타(VISTA)글로벌주식형펀드'에 1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9 억3000만원을 펀드투자에 쏟아부어 1억9700만원의 평가이익을 봤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