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살리기에 주력 한국사보 기자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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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사보 기자협회(회장 안경모·34)는 「제3의 언론」의 주역인 사보 기자들의 구심체다.
8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한 사보는 신문·방송과 더불어 하나의 언론으로 줄기를 형성했다. 88년 10월 3백 여명의 사보 기자들이 모여 협회를 만든 것은 이런 흐름에 비추어 자연스런 것이었다.
91년 말 기준으로 공보처나 지자 체에 등록된 사보 수는 대략 1천5백개. 사보 편집에 종사하는 기자 수는 3천 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외형으로는 신문이나 방송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92년 말 현재 이중 한국사보 기자협회에 가입한 회원은 9백여 개 사 1천여 명 가량이다.
『언론의 한 흐름을 담당한다는데 사보 기자들은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부심 못지 않은 책임감에 힘겨워합니다.』 안 회장은 『사보기자들의 당면 목표는 사보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협회도 이 대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영자들도 사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상당수의 사보가 사보전문기자들에 의해 「수준 급」으로 꾸며지고 있다.
사보기자들은 공개 채용에 의해 입사한 사원 중 기자 자질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선발되지만 수필가나 시인·소설가·아동문학가 등 「글」에 관한 한 한가락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보는 월간이 대부분이며 대략 70∼80쪽 짜리가 많지만 H그룹·U사 등 일부 대기업의 경우 2백 쪽을 넘기도 한다. 이런 기업의 사보는7∼8명의 사보 전담 기자가 있어 웬만한 월간지에 버금가는 편집 진용을 갖추고 있다.
사보 기자의 남녀 비율은 45:55정도로 여자가 약간 많다. 출세보다는 일 자체의 즐거움에 비중이 큰 사보편집의 특성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협회는 운영의 초점을 회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데 두고 있다. 창립 이듬해부터 매년 서너 차례 사보편집 관련 세미나나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사보대상(의류업체 「이랜드」수상)도 마련, 시상하는 등 「제3의 언론」의 정상궤도 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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