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무용수만의 힘찬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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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과 흥겨움을 일깨워주는데 한 몫을 하고 있는 동국 예술기획의「명인전」 여덟 번째 시리즈가 15, 16일 오후 7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90년 11월부터 시작된 「명인전」프로그램은 흔히 있는 창작 전통무대와는 달리 우리 예술의 원형을 재현하는 무대로 꾸며져 5백 여명의 고정관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는 등 전통예술 공연의 새장을 열어왔다.
이번 무대는 전통 무용계의 원로·중진급 남성 무용인들로만 꾸며져 선이 굵고 중후한 춤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중요문화 문화재 제1호인 김천흥씨(84)가 그의 대표적 춤인 『춘앵전』과 함께 『무산향』을 선보이는 것을 비롯, ▲이매방씨(66·중요 무형문화재 제27호·97호)의 『살풀이 춤』 『승무』 ▲이일응 스님(73·중요 무형문화재 제50호)과 40대 제자인 박혜안·김혜정 스님의 『나비춤』 『바라춤』 ▲은방초씨(62·미국시카고 무용학원장)의 『무당춤』 ▲정재만씨(42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승무 이수자 및 서울예술단감독)의 『승무』 『살풀이 춤』 등이 무대에 오른다.
『한량무』를 중심으로 해 60∼70년대 서라벌예대(현 중앙대 예술대 전신)와 국립무용단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은방초씨는 15년 전 미국으로 이민간 후 이따금 한국에 들르기는 했으나 이처럼 본격적인 무대에서는 것은 근래 처음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무산향』. 사각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열린 궤짝에 들어가 그 안에서 춤을 추는 것으로 궁중에서만 추던 춤. 따라서 무척 정적인 것이 특징인데 「춤의 해」를 통해서도 선보이지 않았던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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