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실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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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34세 주부다. 4∼5년 전부터 쭈그려 앉거나 물건을 들고일어나거나 하면 대변이 나와 옷에 묻곤 한다. 또 가스를 참기 어려우며 대변 조절도 잘 안돼 고생해 왔으나 창피스러워 참아왔다.
(답)자신의 의지대로 배변 조절이 잘 안 되는 변실금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워 더욱 고통스런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변실금을 수치스런 것으로 여겨 비밀로 하고 있으며 혼자 몇 년간 참기만 하며 전전긍긍하는 수가 많다.
때문에 국내에 변실금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기 어렵다.
미국의 경우 65세 이하 인구 1천명 당 2∼4명 정도가 되며 65세 이상은 급격히 늘어 1천명 당 10명 이상이나 된다는 통계로 보아 환자 수는 의외로 많다고 할 수 있다.
변실금의 증상은 다양하다. 가벼운 경우 가스만을 참기 어려우며 정도가 심해지면 설사를 참기 어렵고 더하면 보통의 대변도 조절이 잘 안된다. 환자들은 기침을 하거나 웃기만 해도 대변이 옷에 묻어나며 앉았다 일어나거나 움직이기만 해도 변이 나온다고 호소한다. 심한 환자 중엔 외출하지 못하고 또 외출 때 음식을 전혀 안 먹기도 한다.
변실금의 주원인은 항문의 괄약근 손상이다. 분만 때 출산을 돕기 위해 회음부 절개를 지나치게 했거나 치질·치루 수술 때 괄약근을 많이 잘라낸 경우 괄약근이 손상돼 데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생기게 된다. 또 배변 때 힘을 너무 주거나 여성의 경우 힘든 분만을 하면 골반 근육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지고 골반 근육도 약해져 변실금이 되기도 한다.
변실금 증상이 있는 환자는 항문압정·근전도 검사·배변조영 촬영술 등으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 수술로 치료한다.
치료는 괄약근 성형수술로 손상 된 부위를 꿰매주거나 느슨해진 부위를 당겨 힘이 있게 해준다. 괄약근 손상으로 인한 경우 성공률이 90%이상으로 예후가 아주 좋으나 신경이 약해진 경우 성공률이 65% 정도로 낮아진다.
이 같은 수술로도 치료가 잘 안 되면 다리근육을 당겨 괄약근을 만들어주는 항문 괄약근 재건술을 하며 최근엔 인공항문 괄약근을 이식해 주는 시술법이 시행되기도 한다. <정리=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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