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총알로 암세포 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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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극히 작은 '나노 황금 총알'을 혈관에 쏴 암세포를 추적해 파괴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수주일 안에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황금 총알 치료법은 금으로 도금한 아주 작은 유리 구슬들을 체내에 주사해 구슬이 암 부위에 도착하면 뜨거운 열을 내게 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구슬의 지름은 1㎜의 1억4000만 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 초미니 구슬들을 주사기를 통해 혈관에 주입하면 체내를 돌다가 암세포에 난 혈관 구멍을 통과해 암세포에 모이게 된다. 암세포와 연결된 혈관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구슬들이 구멍에 빠져 자연스럽게 암세포에 모이게 되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구슬들이 암세포에 집결하면 저주파 적외선 광선을 쏴 암세포를 파괴하게 된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결장암에 걸린 쥐 9마리를 대상으로 한 초기 실험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방사선 치료나 약물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없는 것이 강점이다. 또 치료비도 훨씬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 일원인 미 텍사스 라이스대 제니퍼 웨스트 교수는 "미국에서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수주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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