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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FTA 29일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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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8일 오후 10시 국회 예결위의 예산조정소위 회의장.

한나라당 소속의 박종근 소위원장이 변양균 기획예산처 차관에게 "정부가 지금 사보타주하는 거냐"며 회의장이 쩌렁 울리도록 고함을 쳤다. 오후 4시로 예정된 회의가 정부의 자료 제출 지연으로 여섯 시간 넘게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화가 난 한 의원은 휴대전화를 바닥에 패대기쳤다.

한나라당 김황식 의원은 "예산심의가 한창인 때 주무 장관을 교체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날 개각을 성토하기도 했다. 자료는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도착했고 소위는 새벽까지 증액.삭감 등의 세부항목을 놓고 씨름했다.

"예산을 꼭 넣어달라"는 동료 의원들과 정부 부처의 민원 쪽지가 수시로 의원들에게 전달됐고 지역구 챙기기 등 구태도 여전했다.

예결위는 이날 정부 예산안 중 1조4천8백억원을 삭감하고 이 중 1조1천억원을 사회간접자본, 농어촌 투자 부문의 증액에 사용키로 했다.

또 이라크 파병 예산 2천3백억원과 FTA 체결 관련 농어민 지원 예산 6천억원, 공적자금상환 관련 예산 1조9천억원이 새로 반영됐다. 예산안은 결국 당초 정부안 1백17조5천억원보다 2조5천억원 늘어난 1백20조원이 됐다. 29일의 국회본회의는 이러한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

또 한.칠레 FTA 비준안과 관련 지원법, 신행정수도법 등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농촌이 지역구인 여야의원들이 FTA 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실력행사를 공언한 데다 농민단체들도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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