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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좌절 부부애로 극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중증의 신체장애자들도 일반인들 못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생에 대한 밝은 희망속에 살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불수레 사랑나눔회(회장 김인희).
「부부의 뜨거운 사랑을 수레바퀴 삼아 인생을 헤쳐나간다」는 의미로 이름지어진 이 모임은 신체 장애를 극복, 부부애가 충만한 가정을 가진 4백70여 장애인부부가 회원이다.
90년 3월 결성된 이 모임은 23세의 나이에 교통 사고로 전신 마비 장애자가 된 김인희 회장(37·서울 구로본동 426의139)이 자신을 헌신적으로 돕고 사랑해 결혼, 생계까지 떠맡은 정상인 아내(황금숙)와의 결혼 생활을 장애인들에게 공개해 희망을 주자는 데서 비롯됐다.
14쌍의 장애인부부가 창립회원으로 이 모임을 출범시킨 후 전국 장애인들의 주소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격려편지를 자주 띄운 결과 현재 회원이 계속 늘고 있는 상태.
서울의 경우 1백20쌍이 회원인데 부부가 모두 장애인인 경우는 불과 15가정에 불과하고 나머지 1백5가정은 아내나 남편 어느 한쪽은 정상인으로 장애인 상대의 불편함을 도와가며 화기애애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장애인회원의 절반은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삶의 도중에 불행을 당한 사람들인 만큼 좌절이 컸으나 결혼후 부부간의 사랑으로 이를 극복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회원들의 경우 매월 둘째주 일요일을 보라매공원 장애인복지회관에 모여 서로의 관심사를 얘기하면서 우애를 다지는 날로 잡고 있다.(연락처 서울(854)7865)
매년 4월 장애자의 달에는 그간 회원들의 중매로 결혼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합동결혼식을 열어주고 있다.
올해에도 7쌍이 결혼에 성공했는데 회원들은 이들의 결혼식에 참가하고 신부화장·음식장만 등을 돕는 등 따뜻한 격려를 전달하곤 한다는 것.
이들이 이에 못지 않게 신경을 쓰는 일은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자녀들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 91년부터 5명의 중고생들에게 학비를 지급해오고 있다. 매학기 지급액은 1백 30만원정도.
장학기금마련을 위해 틈틈이 음식도 장만해 팔고 구민회관을 빌려 영화상영도 하며 복음성가제를 연적도 있다. 이번 5일에도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오후7시, 구로구민회관 대강당)를 개최하는데 코미디언 이성미·박미선씨 등이 찬조출연을 하게 된다는 것.
또 장애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서로간의 대화를 나누는 광장의 역할을 하는 조촐한 회지 『불수레』를 매월 1천5백부 발행하고있다.
앞으로 『장애인이 무슨 결혼을…』하는 자포자기식 생각을 갖고 있는 장애인들의 잘못된 결혼관을 바로 잡아줄 세미나를 가끔 마련할 계획이라는 김 회장은 『정부가 장애인들에게 지하철 요금을 무료로 해주는 것보다는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리프트시설 등을 마련해 주고 공공건물 등의 계단이나 문턱을 장애인도 드나들 수 있도록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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