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메이커 없는 범여권, 판 키우는 판 메이커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의도 정치권에 새 용어가 등장했다. 이른바 '판 메이커'다. 특히 범여권에서 이 말이 오르내리고 있다.

과거 대선 때는 '킹'과 '킹 메이커'가 있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킹)와 그 후보를 밀어주는 유력 정치인(킹 메이커)들끼리의 대결 구도였다. 그러나 올 대선에선 킹 메이커 대신 판 메이커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가 없다는 점에서 킹 메이커와 다르다. 다시 말해 누구를 후보로 밀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상대 세력과 맞설 수 있는 선거 구도(판)부터 만들어놓고 보자는 사람들이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의 빅2(이명박.박근혜) 후보에 대항할 유력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한 범여권의 딱한 사정이 판 메이커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정대철 전 고문과 문희상 의원이 대표적인 판 메이커들이다. 이들은 특정 후보 띄우기보다 범여권 대통합을 이루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합 후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한 후보 선출을 해법으로 내놓고 있다.

임종석.우상호.이인영 의원 등 초.재선 탈당파들과 열린우리당의 유인태.원혜영 의원 등도 비슷한 입장이다. 우 의원은 "후보를 띄워 경선을 하려 해도 판이 만들어지고 세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부 주자의 캠프에 들어간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의 김한길 대표도 판 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의 통합협상에서 정계은퇴 의사까지 밝히는 압박 끝에 '통합 민주당'으로의 합당 합의를 이끌어냈다.

최근 들어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각 축이 형성되고 있지만 해당 주자의 캠프에 참여하는 의원은 아직 많지 않다. 현재로선 판 메이커 그룹이 범여권의 가장 큰 세력인 셈이다.

그러나 판 구성을 놓고 벌이는 이들 사이의 갈등도 간단치 않다. 열린우리당 탈당파 중 정대철 전 고문과 이강래의원 등은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민주당'에 우선 합류하자는 쪽이다. 반면 문희상.우상호.임종석 의원 등은 한번에 열린우리당까지 모두 포함하는 대통합을 하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20일 밤늦게까지 이 문제로 격론을 벌인 결과 열린우리당.통합신당.민주당.선진평화연대.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6자 대통합협의회를 박상천.김한길 대표에게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정욱.김성탁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前]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1944년

[現] 국회 국회의원(제17대)
[前] 열린우리당 의장

1945년

[現] 중도개혁통합신당 국회의원(제17대)
[現]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
[現]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1952년

[現]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現]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제17대)

1951년

[現]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제17대)

1948년

[現] 국회 국회의원(제17대)

1966년

[現] 국회 국회의원(제17대)

1953년

[現] 국회 국회의원(제17대)

1964년

[現] 국회 국회의원(제17대)

1962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