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태국軍 6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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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주 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체포된 이래 이라크 저항세력이 가장 큰 공격을 감행, 카르발라에서 이라크 주둔 연합군 6명 등 최소 13명이 숨지고 1백70여명이 부상했다.

이번 공격은 미군이 아닌 폴란드.불가리아.태국군 등의 기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향후 파병국들에 대한 본격적인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지금까지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수니파(후세인이 속했던 종파) 삼각지대'가 아닌 바그다드 남서쪽으로 1백㎞ 떨어진 후방 시아파 거주 지역이 공격을 받아 저항세력이 '방심 지역'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교한 계획 테러=오후 1시를 전후해 다국적군 기지 두 곳과 카르발라 시청에서 자폭 차량 네대가 터지고, 기관총.박격포가 발사됐다. 카르발라 주둔 폴란드군 사령관인 안드르제이 티스키에비츠 소장은 "정교하게 계획된 대규모 테러"라고 밝혔다.

먼저 카르발라의 아힐 알베이트 대학에 있는 불가리아군 사령부로 자폭 차량 한대가 바리케이드를 뚫고 돌진해 폭발했다. 불가리아 국방부는 자국군 4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CNN은 이 공격으로 대학생들과 인근 경찰서에 있던 이라크 경찰 및 미군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전했다.

직후 시청에도 자폭 차량 한대가 달려들었으며 저항세력이 기관총 공격을 가해 청사 내에 있던 아크람 알아르다위 카르발라 시장과 시청 간부 5명 등 이라크인들이 부상했다.

시 외곽 폴란드군의 전술기지인 캠프 리마에서도 자폭차량 두대가 폭발, 이 기지에 있던 태국군 준위 두 명이 사망했다. ?불가리아.태국군 첫 사망자 발생=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시메온 삭세 코부르크 불가리아 총리와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태국 국방부는 자국군 주둔은 예정대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가리아.태국군에서 처음으로 희생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는 파병 논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또 카르발라는 후세인에게 탄압받았던 시아파의 거주 지역으로 수니파 삼각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온하다고 알려져 왔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고 dpa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태국 정부는 내년 2월 태국군 주둔지에 민간인 방문단 2백명을 보낼 계획을 세웠을 정도로 안전 문제를 자신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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