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가르며 스트레스 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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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신발에 바퀴를 단 롤러스케이트를 경쾌하게 지치며 스트레스를 푼다.
날씨가 싸늘해지면서 마음도 부쩍 움츠러드는 요즘 여의도광장이나 한강시민공원·아파트단지 등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롤러스케이팅을 즐기는 청소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롤러스케이팅은 레저경비가 싸고 초보자도 손쉽게 탈 수 있는 데다 운동시설이나 오락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청소년층에 가장 인기 있는 레포츠로 자리잡고 있는 것. 최근에는 두 줄에 바퀴가 두 줄씩 달린 롤러스케이트와 함께 바퀴가 한 줄만 달린 인라인 롤러스케이트가 새롭게 등장해 폭발적인 붐을 타는가 하면 생활체육으로 뿌리내리면서 지난25∼27일엔 제11회 회장기 학교 및 실업팀대항 전국대회가 펼쳐졌고 29일과 30일 연 이틀 동안에는 같은 경기도 성남 롤러경기장에서 제1회 체육청소년부장관기 생활체육 전국대회와 제4회 다람쥐기 국민학교 선수권대회가 펼쳐지는 등 대형스포츠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 롤러스케이팅은 경쾌한 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실내외링크에서 마치 피겨처럼 경쾌한 묘기를 선보이거나 독특한 스릴까지 즐길 수 있어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롤러스케이팅연맹 김준모 이사(61)는『지난해보다 20∼30% 불어나 전국에서 하루 2백만∼3백만 명이 실내외 롤러스케이트장을 찾는다』면서『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롤러스케이팅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라고 소개한다. 현재 전국의 클럽만도 서울의 파워·여의도·코스모스·산타 등 1백70여 개에 이르며 롤러를 활용한 하키 팀이 창설되는가 하면 동호인수는 60만 명을 웃돈다는 것이다.
롤러스케이트는 초보자도 하루만 기본 기를 익히면 탈수 있다.
우선 발의 안쪽을 V자형으로 60도 가량 벌리고 걷는 연습을 반복한 뒤 걸음이 익숙해지면 앞으로 지치고 나갈 수 있다. 몸에서 힘을 뺀 채 자연스럽게 구부린 뒤 10∼15m앞을 주시하는 자세를 유지하면 더욱 손쉽다.
무릎은 45도정도로 적당히 굽힌 상태에서 처음엔 바퀴가 구르지 않게 연습한 뒤 양쪽 발 안쪽에 힘을 가하는 것을 되풀이해야 한다. 발이 모아질 때는 언제나 V자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넘어질 때는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손을 짚게 되는데 이때 골절상을 입는 등 부상할 염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바퀴가 궤도를 벗어나 넘어질 때는 구부린 자세에서 엉덩이부터 주저앉아야 큰 부상을 면할 수 있으므로 주저앉는 연습을 먼저 하도록 권한다. 초보자는 바퀴가 부드럽게 잘 구르기 때문에 넘어질 경우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 반드시 헬밋을 쓰고 팔과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곳이나 노면이 고르지 않은 곳은 피해야 하며 자동차가 다니는 길에는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롤러스케이팅 장비는 다른 여가운동에 비해 비싸지 않은 편. 인성·동일·파위·산타·코스모스 등 국산품도 좋은 제품이 많이 나와 있고 수입품도 국산품가격과 비슷하다. 스케이트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레저용의 경우 바퀴가 두 줄로 붙어 있는 것은 2만5천∼3만5천 원이고 바퀴가 한 줄인 인라인롤러스케이트는 롤러블레이드·바우어·파워윈드·윈드롤러·롤러브라이스·인성롤러·롤러부기 등 이 생산되고 있으며 가격은 6만∼10만원. 헬밋과 안전기구는 1만8천 원 선이다.
롤러스케이트를 살 때는 구두의 박음 새가 튼튼한지 꼼꼼히 살펴보고 바퀴와 구두가 일직선으로 배열되었는지, 바퀴가 폴리우레탄으로 되어 있고 베어링과 스톱고무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꼭 점검하도록. 스케이트의 바퀴는 3∼5개 짜리가 있는데 3개 짜리는 착용 감이 좋지 않고 5개 짜리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레저용으로는 4개 짜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의 경우 생활체육 롤러스케이팅연합회(415-3165, 454-6893)에 문의하면 보다 전문적인 설명과 무료지도도 받을 수 있고 동호인에 가입하면 가격도 20∼30%할인 받을 수 있다.
18세기중엽 네덜란드에서 겨울스포츠로 한정된 아이스스케이트대용으로 개발된 롤러스케이트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36년 서울파고다공원부근에 링크와 함께 등장하면서부터. 그후 70년대 들어 자동차문화의 발달로 운동의 기회를 점차 상실하게 된 현대인들이 아파트단지나 포장도로를 활용, 하체운동방법으로 채택하면서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지역 롤러스케이트링크로는 성남공설운동장에 국제규격(1백25m)의 링크가 있으며 장충단공원과 한강시민공원(뚝섬·여의도·이촌·잠실·잠원·망원)에 야외공설링크가 있다. 실내로는 동 서울 롤러스케이트장(435-313l)을 비롯, 에이스(989-0676)·국제(467-0552)·동화유통(278-5886)등 80여 군데의 사설링크가 있다.
또 지방에는 강릉 광주 전주 성남 청주 대구 등 6군데의 실내링크와 야외로 부산사직공원과 대구두류공원, 창원 등지에 공설경기장이 있고 올해 안에 대구와 강릉에 국제규격(2백m)트랙이 완성될 예정이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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