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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패밀리·이벤트 가족·크라상 증후군 등|가족관계 신조어 유행 일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전통적인 가족의 유대관계가 약화되면서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는 위크엔드 패밀리·이벤트 가족·크라상 증후군 등의 신조어가 나와 가족붕괴의 신 풍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
가족붕괴현상은 「1·53쇼크」로 불리는 출생률 감소에서 단적으로 엿 볼 수 있는데 이 용어는 89년 1·57%이던 출생률이 90년에는 1·53%로 급격히 떨어진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출생률이 감소하는 현상은 자신의 인생을 최대한 즐기며 욕구충족을 위해 자신의 생활을 갖겠다는 일본 여성들의 자기중심적 생활윤리가 빚어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가족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 생활 군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딩크족(부부가 함께 일하며 아이는 낳지 않고 둘만의 삶을 즐기며 사는 부부)을 비롯, 스그램블 가족(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것), 동성끼리의 동거, 양자 입양가족 등 이 그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정상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정도 가족붕괴선상에 서 있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가족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퍼포먼스(행위)가 제안되고 있다.
가족관계 주요 용어를 요약한다.
▲위크엔드 패밀리=가족 구성원이 모두 각자의 생활로 바쁘다 보니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거의 없다. 따라서「1주일에 한번은 가족과 함께 밥을 먹자」는 규칙을 만들어 가족이 한데 모이는 자리를 마련, 가족임을 느끼고 재확인하는 기회로 삼는 경우
▲이벤트 가족=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것은 관혼상제와 설·생일·입학·졸업·입사 때 등이므로 인위적으로 이같은 행사를 마련, 가족유대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가족.
▲일아 호화주의=1∼2명의 자녀만을 낳아 호텔에서의 외식 등 호화로운 각종 문화행사나 고급품의 선불을 사주는 기회를 이용, 가족들이 모이는 것.
▲크라상 증후군=30대의 의욕적인 여성들로 직장에서도 왕성한 추진력·창조력을 보이고 경쟁에 과감치 뛰어드는 등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런 여성들이 즐겨 보는 잡지『크라상』에서 유래된 말. 또한 기존의 방침을 바꿔 늦게 결혼, 30대에 아기를 출산하는「막차출산」의 현상도 보이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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