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전 발행 CD대금 행방 윤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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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 지점장 자살·가짜CD사건 언저리/검찰청 경찰배치 대언론 원천봉쇄/같은번호 불은CD 6장 발견 긴장/대신 CD거래 급증 증권업계 “의아”
○은감원장 강력시사
○…상업은행 이희도명동지점장이 자살하기 전날인 14일 입금 없이 발행한 CD의 대금행방이 곧 드러날 전망.
김명호은행감독원장은 21일 『금명간 자금의 행방을 속시원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감독원 특검반의 자금추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음을 강력히 시사.
○“수사 기밀누설 방지”
○…불법CD 위조사건 수사에 나선 서울지검 특수1부는 관계자 소환 등 본격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취재진에 의한 수사기밀 누설을 방지한다며 특수 1부가 위치한 검찰청사 12층에 청원경찰을 배치키로 하는 등 「대언론 원천봉쇄 조치」를 취해 눈길.
정보사부지 사기사건 수사 당시 피의자신문 조서를 분실해 상급기관으로부터 곤욕을 치렀던 특수1부는 『관련자들이 잇따라 해외로 도피하는 상황에서 언론이 수사를 앞지를 경우 수사진척이 어렵다』며 『수사담당 부장검사가 기자실에 내려가 수사상황을 「친히」알려주는 것이 언론의 입장이나 검찰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주문.
○경찰에 책임 떠넘겨
○…사기사범 등 해외도피 경제사범의 조속한 검거와 출국도피 사전봉쇄 등 종합대책을 떠들썩하게 발표했던 서울지검은 CD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있는 사채업자 황의삼씨(54)가 9월에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드러난데다 황씨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온 이광수씨(41)마저 사건이 표면화 된 이후인 19일 유유히 일본으로 도피한 사실이 밝혀지자 곤혹스런 표정.
검찰은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은 20일 오후로 그동안 수사를 맡아온 경찰과 은행감독원 등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 같다』고 책임을 미루면서 『해외도피 경제사범에 대해 범정부적 대처를 취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관계기관에 아직 정착되지 않은탓』이라고 해명.
○“정액·비정액식”해명
○…가짜 CD와 상업어음이 나돌아 금융계에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1일에는 외국은행이 발행한 CD중 일련번호가 같은 CD가 2장씩 총6장(3억원)이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은행감독원 관계자들이 한때 긴장.
이 CD는 프랑스계 파리바은행이 지난 8월31일·9월15일 발행한 것으로 동양증권이 갖고 있다 진위를 확인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파리바은행측은 CD용지중 액수가 한글로 인쇄된 정액권과 액수가 빈칸으로 남아있는 비정액권이 있는데 「5천만원」짜리 정액권 용지가 떨어져 비정액권 용지로 발행하는 과정에서 공교롭게도 번호가 같게 된 것이라고 해명. 은행감독원도 정액식·비정액식이 서로 다른 일련번호를 매기고 있는데 이 CD가 진품이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위험부담 많아 기피
○…대신증권의 CD거래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은행에서 발행,증권·단자사를 통해 중개되는 CD는 마진이 적은데다 규격이 은행마다 제각각이어서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주식이나 채권처럼 실적을 올리는데 열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
○96억 가명계좌에 입금
○…검찰은 지점장 이씨가 대신증권측으로부터 CD대금으로 건네받은 96억여원이 이신숙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인출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조사 결과 이것이 가명계좌라는 것이 판명되자 예금주 이씨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눈치. 검찰은 그러나 인출된 96억여원이 「돈세탁」이라 하더라도 결국 「최종목적지」로 흘러들어갈 것이란 점에서 인출된 자금의 흐름추적 및 인출 관련은행 담당자들의 조사에 기대를 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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