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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위기를기회로] '양주골 한우' 100% 1등급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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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양주골 한우 사육사가 초음파 기기를 이용해 한우의 등심 면적을 검사하고 있다.[사진=전익진 기자]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하게 되면서 한우 농가들은 긴장하지만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 양영귀(52)씨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아무리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해도 '양주골 한우마을'은 걱정이 없다"고 큰소리다. 혹시 허풍이 아닐까 해서 "자신감의 이유가 뭐냐"고 되묻자 그는 "훌륭한 한우를 소비자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더라도 양주골 한우를 더 많이 팔 자신이 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와 비교할 수 있게 돼 양주골 한우의 경쟁력을 더 인정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18일 오후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 양씨의 소 사육장. 1100평 규모의 사육장에는 거세 한우 10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양씨는 지난해 한우를 키워 3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양씨는 10년 전부터 양주축협의 지도를 받아 거세 한우만 키운다. 거세 한우는 일반 한우에 비해 사육 기간이 두 배나 길지만 육질이 뛰어나 비싸게 팔 수 있다.

그가 올해 출하한 한우 21마리는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최근 5년 평균 1등급을 받은 비율은 78%다. 양씨를 포함, 양주골 한우가 1등급을 받는 비율은 전국 평균(63%)을 홀쩍 웃도는 88%다.

쇠고기는 고기의 질에 따라 1~3등급으로 구분한다. 1등급 고기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낸다. 마블링(등심 면적 안에 있는 지방 분포도)이 많을수록 등급이 올라간다. 2등급에 비해 1등급은 ㎏당 출하 가격이 2000~3000원 비싸다. 1등급을 받으면 소 한 마리(평균 무게 400㎏) 출하 시에 2등급에 비해 80만~120만원 비싸게 팔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보다는 2배 이상 비싸지만 품질이 워낙 좋아 시장에서 인기다.

"양주골 한우가 1등급을 휩쓰는 것은 이력추적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한 데다 등심 면적과 등지방 두께를 초음파 진단을 통해 실시하는 과학 사육 때문이죠."

소의 귀에는 동그란 노란색 식별표가 붙어 있다. 사육~도축~가공~판매 단계별 정보를 기록한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바코드다. 식별표는 품질을 보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체계적인 생산 관리가 결합하면서 양주골 한우는 유명해졌다. 송아지가 20개월 됐을 때부터 3개월마다 등심 면적과 등 지방 두께를 측정하는 초음파 진단을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사료 종류와 양을 조절한다. 그는 "앞으로 양주 축협과 함께 광역 브랜드를 만들고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미국산 쇠고기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주=전익진 기자

양주골 한우의 경쟁력은

-사육~도축~가공~판매 단계별 이력추적시스템 도입

-정기적인 초음파 진단 실시로 사료량 조절

-무인자동급유기와 자동 목책기 설치해 먹이 다툼 방지

-최고급 한우 생산 위해 사육 기간 긴 거세 한우만 사육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품질 인증과 경기도지사 인증 'G마크' 획득

-'양주골 한우 전용 매장' 2곳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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