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누룽지 굼벵이 불요불급 수입봇물/관세청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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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건강보조식품은 연 50%씩 증가/일본산 라면 올 1.5t 반입/특별감시품목 정해놔도 안지켜
「이런 것까지 들여와야 하나」 싶은 식품들의 수입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정부는 소관부처별로 세관검열을 강화하는 등 직·간접의 수입감소 조치를 동원하고 있지만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수입행위까지 만연해 골치를 앓고 있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고유식품인 메주·된장·간장이나 스쿠알렌·알로에 등 건강보조식품에서부터 굼벵이·뱀·자라 등 「강장」식품까지 대량 수입되고 있으며 그 양도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최근에는 일부 음식점용으로 누룽지까지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미식가들이 찾는 개구리·곰발바닥·전복내장에서부터 라면에 이르기까지 수백가지 품목의 수입이 늘고있어 관세청이 특별감시대상품목으로 정해 수입억제를 도모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개방화시대에서 국내수요가 엄연히 있고,또 외국산이 워낙 싸다면 이들 식품들이 국내로 마구 밀려 들어오는 것을 일단 자연스런 경제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수년째 무역수지 적자에 허덕이는 우리경제가 과연 필요하다고 깡그리 사다 먹어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 뜻있는 많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된장은 올들어 9월말까지 중국등지로부터 모두 1백52t 27만8천달러어치가 수입돼 작년 같은기간 수입량(95t)보다 60%나 늘었고 메주수입량도 1천9백84t으로 작년동기 1천8백72t보다 소폭 증가했다.
국내생산만으로도 과잉인 라면은 올들어 9월까지 일본등지에서 1.5t(1만2천달러),한약재용 호랑이뼈는 4백7㎏(6만2천달러),보신용 뱀도 중국·인도네시아 등지로부터 약 10t에 1만마리 가량이 수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가장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 건강중시풍조에 편승한 스쿠알렌·알로에 등 건강보조식품 수입. 이 품목들이 수입개방된 88년 7월 이후 매년 평균 50%이상씩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88년 4백69만달러에 불과했던 건강보조식품 수입액은 89년 8백46만달러,90년 1천2백35만달러에서 작년에는 3천9백1만달러로 급팽창했고 올해는 9월말까지 4천3백36만달러를 기록,이미 작년 한해수준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일부 중국음식점의 별미 요리나 대중음식점의 숭늉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소포로 누룽지가 수입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관세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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