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청년을 꿈꾼다 ⑭] 중년 성형수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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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14면

물구나무를 서서 사진을 찍고 이를 거꾸로 보면 서 있을 때보다 더 젊어 보이는 이유는 뭘까.

주름살 없애면 마음도 펴질까
고주파 등 이용 최신 수술 기법 잇따라 … 몸 상태 좋을 때 해야

중력과 피부노화의 관계 때문이다. 사람의 피부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처지려는 속성을 갖고 있지만 젊었을 때는 피부의 결합력이 이를 방지한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피부의 기름샘이 메마르고 결합조직이 줄어들면서 무게 중심이 내려가 아래로 처진다.

서양에서 피부무게중심을 올려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는 수술을 ‘항노화 수술’(Anti-Ageing Surgery)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중년 성형 열풍을 지나 70∼90대 노인도 병원을 찾는다. 최근엔 얼굴은 조쌀하게 바뀌었지만 손은 제 나이 그대로인 노인 사이에 손 주름살 수술이 유행이다. 이들 치료를 받을 때 철칙은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것. 피곤할 때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확실히 더디다. 피로해서 입가가 트거나 울퉁불퉁할 때 박피술을 받으면 99% 흉터가 생긴다. 치료 1주일 전부터 컨디션을 조절하도록 한다. 또 늙어서 치료를 받으면 주위에서 열이면 여덟, 아홉이 “주책이다. 왜 했느냐?” “노망들었니? 자연스러운 얼굴 놔두고…” 하는 잔소리를 들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주름살도 경륜이 녹아든 세월의 나이테이므로, 꼭 주름살을 없애야 할지에 대해 고민한 뒤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모든 치료에는 고통과 후유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콜라겐 파괴되면 주름살 생겨

주름살은 피부의 표피(表皮)와 진피(眞皮)의 접착면이 줄어들면서 다른 신체 조직이나 수분을 붙잡는 콜라겐이 파괴돼 생긴다. 또 피부가 늘어나면 원상태로 돌리는 기능을 하는 ‘탄력섬유’ 등이 파괴된 탓도 있다.

주름살 제거는 부위ㆍ유효기간ㆍ부작용을 고려해서 선택한다. 얼굴 전체의 주름을 비교적 깨끗이 없애려면 ‘10-10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10년 젊어진 얼굴이 10년 간다는 뜻에서 나왔다. 두피를 양쪽 귀에서 귀까지 절개하고 ‘얼굴 가죽’을 위로 잡아당긴 뒤 남는 부분을 자르고 꿰맨다. 전신마취하고 5~6시간 수술하고 2~3일 입원해야 하는 ‘대공사’다.

머리에 구멍을 두세 군데 뚫고 내시경 기구를 넣어 얼굴 피부를 잡아당기는 내시경 수술은 '10-10 수술'보다 후유증은 적지만 유효기간이 짧다. 볼에 실을 집어넣고 튀어나온 부위를 잘라내 피부를 펴는 ‘매직 리프트’는 이보다 더 간단하지만 효과 역시 오래가지 못한다.

주름살이 심하지 않다면 레이저 시술이나 주사요법을 이용할 만하다. 레이저 시술은 피부의 바깥부분을 제거해서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다. 대체로 상처 회복에 10일 이상 걸리고, 2~3개월 동안 시술 부위가 붉어지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요즘에는 부작용을 줄인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다. 레이저 시술 전후로 비타민C제제나 주름방지 크림을 바르는 복합요법은 잔주름 제거에 효과적이다. 특수한 성질의 레이저를 쏘는 ‘타이탄 리프트’는 굵고 깊은 주름 제거에 좋다. 또 레이저 대신 고주파를 쏘는 ‘릴랙스 F 치료법’이 등장해 전체적인 피부 주름과 이중턱 등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레이저 시술은 ‘저승꽃’이라 불리는 노화의 또 다른 상징인 검버섯이나 주근깨ㆍ반점 등을 없애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이 점들은 2~3회 시술로 깨끗이 없앨 수 있다. 얼굴 전체가 문제라면 화학물질을 바르는 ‘화학박피’로 늙은 조직을 제거한다.

八字주름 제거 어떻게 하나

주사요법으로는 보톡스 요법과 필링(Filling) 시술이 있다. 보톡스 요법은 눈가에 여러 갈래로 팬 ‘까마귀발 주름’이나 이마 주름을 없애는 데 좋으며, 특히 인상을 잘 찡그리는 사람은 표정 교정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6개월이면 피부가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젊음을 유지하려면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필링 시술은 히얄루룬산이나 자기 배 속의 지방을 이식하는 것. 특히 코 가장자리에서 입가로 내려오는 ‘팔자(八字)’형 주름에 효과가 크다. 보톡스보다는 효과가 오래가지만 이 역시 피부에 흡수되므로 영구적이지 않다. 요즘에는 인조피부나 고어텍스 등의 물질을 삽입해 효과가 오래가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형수술로 얼굴은 50대로 변했지만, 손은 70대로 보이는 노인이 손에 자신의 배 속 지방을 이식받는 수술이 유행이다.

눈을 젊게 하려면

눈꺼풀이 처지거나 쪼그라들면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눈꺼풀속말림증(안검내반증)’을 방치하면 속눈썹이 각막을 찔러 각막에 손상이 오고 눈꼬리에 습진이 생기는 등 눈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눈꺼풀이 밖으로 말려 올라간 ‘눈꺼풀겉말림증’이 생기면 눈물이 고이고 눈물관으로 흐르지 않게 되며 시야가 좁아져 눈꺼풀을 의도적으로 올리려고 하는 과정에서 긴장성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모두 말린 부분을 절개하고 불필요한 지방층을 잘라내는 수술로 눈을 젊게 할 수 있다.

눈밑 지방이 축 처져 쭈글쭈글한 다크서클이 생겼다면 외과적 수술 또는 레이저 수술을 받는다. 외과적 수술은 아래눈꺼풀 위쪽을 절개하고 지방층을 꺼내는 것이고, 레이저 수술은 아래눈썹을 잡아서 당긴 뒤 눈꺼풀 안쪽으로 레이저를 쏘아 지방층을 잘라내는 것이다.
 
도움말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아름다운오늘강한피부과 강진수 대표원장

생활 속의 피부노화 방지법

피부 노화의 주범(主犯)은 자외선, 공범(共犯)은 몸 속의 유해산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해산소는 술ㆍ담배ㆍ스트레스가 원인. 일부 학자는 자외선ㆍ술ㆍ담배ㆍ스트레스를 피부의 4대 적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면 평소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더위에 외출할 때엔 자외선 A, B를 동시에 막아주는 차단지수(SPF) 15 이상의 차단제를 매 2시간마다 바르도록 한다.

유해산소를 방지하려면 금연ㆍ절주 외에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 A, C, E, 디메틸아미노에탄올(DMAEㆍDimethylaminoethanol), 알파리포산 등은 유해산소를 없애고 피부를 살리는 물질이다. 채소ㆍ어류ㆍ곡류 등의 음식이나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도록 한다. 하루 10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피부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잘 자고 잘 씻는 것도 피부에는 보약이다. 반면 때수건으로 벅벅 밀거나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얼굴을 씻는 것은 노화를 앞당긴다. 자주 눈을 비비는 습관은 눈꺼풀을 늙게 만든다. 화장을 지울 때 클렌징크림을 지나치게 오래 문지르면 색소가 피부 속으로 스며들어 피부에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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