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과대」인맥 유도 계 좌지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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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내 유도 발전의 큰 몫을 담당하면서도 파워그룹을 형성하며 독선적 영향력행사로 비난의 표적이 돼 온 체육과학대.
10일 제30회 대통령배 유도대회가 열린 올림픽 펜싱 경기장은 유도 인맥의 중추를 이루는 체과대에 대한 동아대·경기대 등 비체과 대 출신들의 갈등과 피해의식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현장이었다. 먼저 대표팀 감독선임 문제.
대한 유도회는 이 달 초 그동안 시행해 오던 대표팀 감독 제를 돌연 폐지하고 남녀코치가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분담 코치 제를 도입, 남자 헤드코치에 조재기 동아대 교수를 선임했다.
자신이 감독인줄 알고 미국 유학까지 미뤄 가며 유도회의 코치 제의를 수락한 조씨는 이날 경기장에 나타나 코치 직 수락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불씨를 던졌다.
이유는 5∼6년 연하이거나 제자 격인 후배들과 나란치 코치 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유도 계에서는 체과대 출신들이 명분에 밀려 대표팀 감독자리를 다른 대학 출신에게 넘겨주면서 분당 코치 제란 명목으로 조씨의 권한을 제한하려는 발상이라는 게 중론. 그러나 체과대 출신이 주류인 유도회 이사들은 일본·영국 등 세계적 조류를 따를 뿐이라며 일축. 조씨의 코치취임 거부로 오는 15일부터 예정된 유도대표들의 선수촌 입 촌도 차질을 빚을 전망. 또 하나는 이날 남자 60kg의 준결승전.
경기대 정기대와 체과대 임병기의 판정에서 예상을 깨고 시종 몰렸던 임의 손이 올라가자 경기대 측에서『배우는 학생들에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면서 판정 결과에 거칠게 항의하고 정이 한동안 매트에서 내려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 것.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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