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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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26세의 남자다. 3년 전부터 척추가 굳어지고 손가락 같은 곳에 염증이 생기는 이상한 질병에 시달려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진찰 받았더니「강직성 척추염」이라고 한다. 그 동안 집과 가까운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해왔지만 아무런 호전이 없어 매우 답답하다.

<답>강직성 척추염이란 천장골관절(엉치 뼈와 골반사이)에 염증이 생겨 이것이 진행적으로 전체 척추에 염증을 일으키고 척추가 굳어져 나중엔 활동조차 힘들어지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는 척추 뿐 아니라 손가락·무릎·어깨 같은 말초 관절에도 염증을 일으켜 류머티스 관절염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허리의 통증 등을 동반한다. 때문에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여성의 경우 자궁후굴 등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
강직성 척추염은 눈의 포도막 염이나 폐가 굳어지는 폐의 섬유화, I g A 신증이라는 신장병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예년엔 다른 질환으로 오진되거나 진단의 어려움으로 인해 희귀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 대학병원에만도 연간 1백 명이 넘을 만큼 환자가 늘고 있다. 주로 10∼30대의 젊은 연령층이 많고 특히 10대1정도로 남자환자가 많은게 특징이다.
이 질환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것과 강한 유전적 소인, 특히 HLA·B27이란 항원이 있는 사람의 경우 발병률이 높다는 정도만 밝혀져 있다. 그러나 이 질환은 혈우병이나 색맹과 같이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상적인 결혼과 출산도 가능하다.
X레이·CT·MRI촬영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 최근엔 천장골부위를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는 촬영법이 개발돼보다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게됐다.
치료는 가능한 한 빨리 할수록 효과가 크다. 항류머티스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약물요법과 물리치료·운동요법 등을 병행한다. 이 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이 계속적인 치료를 하면 평생 큰 불편없이 지낼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치료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흡연은 금물이다. 수영과 같은 운동이 도움이 되며 평소엔 평평한 방에서 가능한 한 낮은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이 좋다. 【정리=문경난 기자】

<도움말 김성윤 교수(한양대의대·류머티스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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