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기업들] 트럭 하루 136대 생산 투베공장 … 100% 풍력으로 돌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투베공장에서 볼보 직원들이 트럭 엔진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

스웨덴 제2의 항구 도시인 예테보리 항만 근처. 높이 90m, 회전날개의 지름이 90m인 풍력발전기 수십 대가 쉴 틈 없이 ‘윙 윙’ 소리를 내며 허공을 가르고 있다.

 예테보리 전기회사의 한 직원은 “볼보 트럭이 예테보리 전기회사와 합작 투자해 세운 것”이라며 “대당 2㎿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볼보의 투베 공장(트럭 생산)이 필요한 전력 30GWh는 100% 이곳에서 충당한다”고 전했다. 30GWh는 스웨덴에서 생산하는 전체 풍력발전의 4%에 해당한다. 볼보사는 수 년 전부터 환경보호를 위해 지역 전력회사와 손잡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은 스웨덴 볼보 그룹 경영의 핵심 가치이다. 전 세계 사업장 모두가 환경인증서인 ISO 14001를 획득하고 엄격한 환경 가이드 라인에 따라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 환경 담당 얀 구스타프 손 조정관은 “볼보 공장은 생산과정에서 동일한 글로벌 환경 스탠더드에 맞춰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보호가 최고의 경영목표=볼보사의 경영 시스템은 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상위 환경감독 기관으로는 환경협의회가 있고, 그 밑에 계열사별로 환경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각 계열사는 제조ㆍ기술과 프로세스 개발, 물류, 품질관리 모든 부문에서 환경 관련 이슈를 챙긴다. 그룹과 계열사 간의 환경 업무를 조정하는 코디네이터까지 따로 두고 있다.

 구체적인 경영 목표는 ▶이산화탄소(CO2) 무배출 ▶에너지 절감 ▶쓰레기 배출 줄이기 ▶물 절약 등이다. 경영 목표가 실천되면 2008년에는 모든 생산공장의 에너지 소비가 2004년 기준으로 24% 줄어든다. 알렉산더 라츠 고객 담당 매니저는 “여러 종류의 화학 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에너지와 물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대기와 지하수에 오염 물질이 스며드는 것과 쓰레기 배출을 억제하고 소음을 제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볼보사는 2008년까지 유럽 내 볼보 트럭 공장을 모두 100% CO2 무배출 공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미 난방에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또 자원의 사용 효율을 높여 2008년까지 물 소비 30%, 쓰레기 배출을 15% 줄이고 쓰레기의 75%를 재활용할 생각이다.
 구스타프 손 조정관은 “환경 경영의 전략적 목표는 특히 유럽 내 생산 공장에서 우선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너지 절감과 관련, 생산거점당 2001년 기준 5년간 50% 이상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에 잡히는 성과=볼보사의 에너지 절감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예테보리 투베 공장. 임직원 수 2408명에 하루 136대의 트럭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지난 수년간 섀시와 액슬 라인, 엔진 조립라인을 새로 교체했다. 또 종업원의 태도를 교정하도록 교육하고 작업시슽스템 개선으로 29%의 에너지를 절약했다. 또 4세트의 환기시설을 교체했고 작업장 천장을 채광이 잘되도록 교체했다. 설비와 조명 시설 재조정으로 추가로 21%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01년 대비 총 5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2001∼2005년 사이 트럭 생산은 연간 2만6228대에서 3만377대로 늘어났지만 오히려 에너지 소비는 23% 줄었다.

예테보리=유권하 기자

◆볼보 그룹=트럭 제조가 주력 업종이다. 2006년 기준 유럽·남북미·아시아 등 총 임직원 수는 2만1397명이다. 그룹 계열에 맥 트럭, 르노 트럭, 볼보 트럭, 버스, 건설장비, 볼보 펜타, 볼보 아에로, 파이낸셜 서비스 등 8개 사업군을 두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